◆…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청문특위 위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사진 = 김용진 기자)
"저와 차남, 신체결함으로 군복무 못해 죄송"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본인과 차남의 병역 기피 의혹과 관련해 "저의 신체적 결함이나, 제 자식의 신체적 결함 때문에 군복무를 못해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이 후보자와 차남의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집중적인 추궁이 이어지자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병역문제와 관련, 첫 신체검사 당시에는 '정상'판정이 나왔지만 행정고시 합격 후인 1975년 재검 때는 '부주상골'로 보충역을 받아 의혹을 받고 있다.
새정치연합 진선미 의원은 병역 의혹과 관련해 "후보자가 '1971년 첫 신체검사는 대학생 때 가서 1965년에 찍은 엑스레이까지 가져갔는데, 어린 대학생이라 거부당했다. 당시 홍성이란 시골에서 신검 받아 엑스레이 기계가 없어서 못했고, 다행히 1975년에 대전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다'고 해명했다"며 "근데 병역기록표를 보면 1971년 첫 신검을 받은 장소는 수군병이라고 나온다. 수군병이 수도육군병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엑스레이에선 당연히 정상 판정이 나왔다. 수도육군병원은 가장 최첨단 시설이 갖춰진 신체검사 장소고, 서울 둔촌동에 있다"며 "후보는 당시 대학생으로 서울에서 학교 다녔다. 그래서 서울에 주소가 있어 첫 신검에는 가장 첨단시설을 갖춘 병원에서 제대로 엑스레이를 통해서 검사 받아 정상으로 나온 것"이라고 이 후보자 해명이 거짓임을 제기했다.
진 의원은 "오히려 1975년에는 후보자 고향인 홍성에 있는 홍주국민학교에서 신체검사를 받았다. 정상이었던 엑스레이 결과가 홍주국민학교에서 바뀐 것"이라며 "당시 후보자는 행정고시를 통과했고, 시골에서 얼마나 두려운 권력을 가졌겠나. 그런 분이 군청에서 일하며 재검을 받은 것이다. 거짓말을 안했다고 어떻게 믿나"라고 압박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1975년도 바로 그 같은 부위 엑스레이가 이거"라며 엑스라이 사진을 들어보며 "제가 60세가 된 2009년에도 똑같은 엑스레이를 보라매 병원에서 찍었다. 불과 6년 전에도 저의 부주상골이라는 부위에 문제가 있어서 치료를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분명한 건 제 다리에 문제가 있어 예순이 되는 나이까지도 같은 부위를 엑스레이를 찍는, 고생하는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부탁했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은 "정밀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았다"며 "후보자가 행시에 합격하고 홍성군 사무관으로 와서 홍성 병무청에서 신검을 받았으니 지위와 배경이 작용한 것 아닌가”라고 추궁하자, 이 후보자는 "부주상골은 진화하는 병"이라며 "(현역) 만기제대를 못 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또한 같은 당 유성엽 의원이 이 후보자 외 차남의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서도 지적하자 "차남의 경우 엑스레이에도 나왔듯이 철심이 발목에 박혀 있다. 10년 전 박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문회에 앞서 차남의 병역논란에 해명을 나선 것에 대해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해서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병역기피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자가 평소 걸음이 불편한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이 후보자가 원내대표 시절 원내대변인을 지낸 이장우 의원은 "중학교 때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가 발에 심한 통증을 느낀 게 맞느냐", "후보자가 걸으면서 약간 부자연스럽다"며 이 후보자의 불편한 걸음걸이를 언급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그렇다"며 "평생 등산을 못해봤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