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취업포털에서 조사한 직장인 새해 소망 1위로 '이직'(24.4%)이 꼽혔다. 흔히 생각하는 직장인들 최고의 바람인 연봉인상 및 승진(18.3%)보다 이직에 대한 열망이 더 컸다.
잦은 야근, 상사의 잔소리 등 직장 스트레스를 피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웰빙족'들이 늘어나며 근로자들의 이직이 증가하는 추세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평생직장'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따라 강제 또는 희망 퇴직자들도 늘고 있다. 특히 50대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본격적인 퇴직이 시작되며 퇴직자들의 수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본격적인 연말정산 시즌을 맞아 이·퇴직자들에겐 걱정이 앞선다. 회사를 옮기거나 그만뒀을 경우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어디서, 어떻게 받아야 할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퇴직자들도 꼬박꼬박 근로소득세를 냈던 성실한 유리지갑 납세자인 만큼 당당하게 쏠쏠한 '13월의 보너스'를 챙길 수 있다.
□ 직장을 옮겼다면, "새 직장에서 '몽땅' 받으세요" = 우선 지난해 직장을 옮긴 근로자는 새로운 직장에서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직장을 옮긴 만큼 어느 정도의 수고로움은 감수해야 한다.
이직자는 이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영수증을 발급 받아 새로운 직장에 제출해야 한다. 소득자별 근로소득원천징수부 사본도 필요하다.
원천징수영수증 등을 새 직장에 제출하면 이전 근무지에서 받았던 급여까지 모두 합산해 연말정산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
한편 이전 직장에서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근로자들은 새 직장에서 연말정산을 받을 때 미지급된 급여까지 합산해 소득세 및 소득공제 금액을 계산해야 한다.
□ 쓸쓸한 퇴직자, "연말정산 혜택은 '쏠쏠'하게" = 지난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퇴직한 근로자들도 연말정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퇴직자는 일반적인 근로자들과 달리 퇴직하는 달의 월급을 받을 때 연말정산도 함께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4월에 퇴직한 근로자는 4월달 월급이 입금되는 때에 퇴사한 회사에서 연말정산을 마쳐야 한다. 퇴직한 4월의 급여를 지급받는 날까지 근로소득자공제신고서, 주민등록표등본 등을 비롯해 각종 소득공제 증빙서류를 회사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퇴직자들은 근로를 제공한 기간 동안 지출한 비용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즉 4월에 퇴직한 근로자라면 퇴직일 이전에 지출한 교육비, 의료비, 보험료, 신용카드 대금 등에 대해서만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반면 본인·배우자·부양가족 등에 대해 적용되는 인적공제는 근로기간에 관계없이 모두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퇴직연금 등 연금보험료와 기부금도 퇴직 이후에 낸 금액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적용된다.
만약 퇴직자가 소득공제 증빙서류를 회사에 제출하지 않을 경우에는 근로소득공제, 본인 기본공제(150만원), 표준공제(100만원), 근로소득세액공제 등만 반영돼 연말정산이 완료된다.
퇴직시 연말정산을 받지 못했거나 공제 받지 못한 금액이 있는 퇴직자는 오는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 동안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종합소득세를 확정신고하며 추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한편 퇴직자가 아닌 휴직자들의 경우 일반적인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다음해 2월에 연말정산을 하면 된다.
□ 'Two-Job' 근로자…"연말정산은 1곳에 몰아서" = 2개 이상의 직장에 근무하며 바쁘게 살고 있는 이른 바 '투잡' 근로자들도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각 회사에서 모두 연말정산을 받을 수는 없고, 회사 1곳을 정해 소득공제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우선 다른 회사에서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을 발급 받아 연말정산을 받기로 결정한 회사에 제출해야 한다. 이후 의료비, 교육비, 신용카드 대금 등 소득공제 증빙서류를 회사 1곳에 제출하면, 2개 이상의 직장에서 받은 소득을 모두 더해 한꺼번에 연말정산 받을 수 있다.
-이·퇴직자 공제 Q&A-
□ 지난해 11월31일에 퇴직했는데, 1월에서 11월 사이에 지출한 의료비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나요?
☞ 퇴직자는 근로를 제공한 기간 동안 지출한 비용에 대해서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즉 11월말에 퇴직한 근로자라면 11월 이전에 지출한 의료비, 교육비, 보험료, 신용카드 대금 등에 대해서만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다만 본인·배우자·부양가족 등에 적용되는 인적공제와 기부금 및 국민연금·퇴직연금 등 연금보험료는 퇴직 이후에 납부한 금액까지 모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 퇴직했는데 회사에서 연말정산 환급금을 돌려주지 않습니다. 세무서에서 받을 방법은 없나요?
☞ 연말정산으로 발생한 근로소득세 환급금은 원천징수의무자인 회사가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해야 한다. 회사가 연말정산 환급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근로자는 회사에 대해 청구권이 발생하지만, 세법에서 별도로 강제절차를 규정하지 않아 일반적인 채권회수 절차를 따라야 한다.
□ 퇴직한 근로자의 연말정산에 오류가 있어서 소득세를 추징하려는데 연락이 안될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요?
☞ 연말정산에 오류가 발생했지만 퇴직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 등 회사가 퇴직자로부터 세금을 추징하기가 어려울 경우에는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이나 지방국세청장이 직접 경정할 수 있다.
□ 회사가 부도났는데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나요?
☞ 회사가 관할 세무서에 연말정산 환급세액에 대한 환급신청을 한 이후 폐업 등으로 문을 닫아 근로자가 회사로부터 연말정산 환급액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세무서에서 근로자에게 환급액을 직접 지급할 수 있다.
□ 퇴직하며 연말정산을 받은 이후에 회사로부터 추가로 상여금을 받았는데 연말정산을 따로 해야 하나요?
☞ 퇴직자가 연말정산을 한 이후에 회사로부터 상여금을 추가로 받은 경우에는 연말정산을 다시 해야 한다.
기획취재팀 : 김진영 정책팀장, 유엄식·장은석·이희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