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발생한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 희생자(또는 피해자) 가족에 대한 세금납부기한 연장 등을 포함한 국세청의 세정지원책 발표와 관련, 네티즌들의 찬반양론이 한창이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줄지어 조문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발생한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한 유가족, 부상자 가족에 대해 세금납부 기한을 연장해주거나 압류·매각 유예 등 각종 세정지원을 하는 것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세청은 '이태원 사고 관련 세정지원(10월 31일 발표)'이란 제목의 보도참고자료를 내며 법이 정하는 범위에서 지원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천재지변도 아닌 사건에 세정지원을 하는 게 맞느냐"고 비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부상자 가족(또는 간접피해 납세자)들에게 종합소득세 중간예납·부가가치세 등 신고·납부기한을 최대 9개월까지 직권연장해준다. 납세자가 세무서에 별도로 기한연장 신청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다. 주로 자연재해(태풍, 산불, 지진 등)에 따른 재산 피해를 입었을 때 이루어졌다.
이러한 지원은 국세기본법·국세징수법에 근거하고 있다. 국세청은 관련 법(또는 시행령) 조항에서 '납세자 또는 그 동거가족이 질병이나 중상해로 6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나 사망해서 상중인 경우'가 이번 참사에 해당된다고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기한 연장은 신청을 해야만 받을 수 있는데, (정부가)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함에 따라 자체적으로 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의 이러한 설명에도 행정 실책으로 벌어진 사고에 특혜성 세제혜택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포털뉴스 댓글과 SNS, 온라인커뮤니티 반응을 종합하면 "앞으로 다른 죽음도 다 똑같이 해주는 것이냐", "생색내기 탁상행정이다", "장례비용 했으면 된 거지 선은 넘지 말아야 한다" 등 국세청의 대응에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았다. 반면 "지금 정신도 없을텐데 이 정도의 혜택은 괜찮은 것 같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사실 신고·납부기한 연장 사유에 해당한다면, 관할 세무서가 판단해서 조치할 수 있다. 현재까지 세정지원을 받게 될 대상자가 몇 명인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끼워넣기식 형식적 대책 발표로 볼 수 있다. 성과 홍보를 무리하게 하려다 되레 역풍을 맞은 꼴이다.
피해 가족에게 주어지는 각종 세정지원이 적절하느냐 여부를 떠나, 간접세인 부가가치세까지 납기연장이 되는 게 맞느냐도 논란거리다. 국세청 출신 한 세무사는 "납세의무자와 담세자(세금을 부담하는 자)가 다른 부가세는 엄연히 따져 내 세금이 아니라 잠시 갖고 있다는 내는 것이기에, 납기연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