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고객 유치 및 유지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마일리지(카드 등 이용실적에 따라 점수를 획득하고, 누적된 점수는 화폐 기능)'를 둘러싼 과세문제가 더이상 불거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법원이 마일리지에 대한 과세(부가가치세)는 부당하다고 판결한데 이어, 정부가 대법 판례를 준용해 세법시행령을 고쳐 마일리지를 아예 과세대상에서 삭제키로 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9개 세법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고,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부가세법은 '자기 적립 마일리지(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고 마일리지를 적립해준 사업자에게서 구입할 때에만 사용할 수 있는 마일리지)'는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실질적으로 소비자로부터 돈을 받지 않아 '수입금액'이 없는데도 불구, 매출액에 포함되어 세금을 고스란히 뜯기고 있었던 것이다.
이 문제는 수면 아래 잠자고 있다가 지난 2013년 신세계, 롯데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국세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과세가 부당하다는 결정이 내려졌었다.
현재 이들 유통업체 뿐만 아니라 통신사, 정유사 등 판촉수단으로 포인트나 마일리지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우후죽순 세금 경정청구(2011년 7월 이후 거래분 경정청구 가능)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과세당국을 난감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정부의 결정은 대법 판결이 내려진 이상 잘못된 세법을 고쳐 오해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그대로 둘 경우 과세당국이 세무조사 등을 통해 재차 문제를 삼아 지루한 소송전으로 끌고갈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원칙적으로 자기 적립 마일리지를 과세표준에서 제외하는 한편 자기 적립 마일리지 외 '제3자 적립 마일리지' 등의 경우 사업자가 실제로 받을 대가만큼만 과세표준에 포함하되, 신용카드사 등으로부터 보전받을 금액이 없거나 특수관계자간 부당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시가를 과세표준에 포함하도록 규정을 정비했다.
기재부는 내년 4월1일 이후 공급하거나 공급받는 분부터 새로운 시행령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