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의료 인력 수급 추계 기구 신설'에 "어불성설…법제화 추진"

"정부 마음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기구 아니라 법적 근거 갖춘 추계 기구 필요"

"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 특위 산하서 나온 결과 아무도 믿지 않을 것"

"왜 이제서야? '의대증원 2000명 합리적' 주장 뒤집는 모순…사과부터 해야"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이 직속 의료개혁특위 산하에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어불성설"이라며 "정부 마음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기구가 아니라 법적 근거를 갖춘 추계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료대란 대책 특별위원회는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의대 정원 등 보건의료인력 인원을 정부가 자신의 입맛대로 무작정 바꿀 수 없게 하겠다"며 "보건의료인력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개정안에는 의료인력 수급 추계위원회 설치 법제화와 구성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의료계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지금의 의료대란은 윤석열 정부의 독단적인 정책 추진과 정책실패로 시작됐다"며 "지금 구급차들은 수용병원을 찾기 위해 수십통의 전화를 해야 하고, 환자들은 수술을 받기위해 수개월을 더 기다려야만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의료계는 물론 국민적 신뢰도 잃었다"며 "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 특위 산하에서 나온 결과는 그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는 2025년 의대정원 증원 2000명이 과학적이고 결정 과정도 합리적이었다고 주장했는데, 왜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를 이제서야 만든다는 것이냐"며 "스스로의 주장을 뒤집는 모순이다. 사과부터 하시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료대란을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국회 및 의료계와 대화에 나설 태도를 갖추길 바란다"며 또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적극 협조하고 시행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민 특위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임의대로 구성을 변경하는 것이 안정성에 취약하다"며 "(의료계가) 국회에서 법적으로 제도를 구축해달라는 요구를 해왔고 타당한 의견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의정 협의체와 관련해 "저희는 매우 적극적이고 그것을 성사시키기 위해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고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며 "정부가 여당이 입장 정리가 되어있지 않아 의료계가 테이블에 앉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그런 상황에서 무조건 손 놓고 있을 수 없어서 기구 법제화와 같은 것을 의료계와의 대화를 통해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통령실은 29일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가 의대 증원 과정에서 의료계 입장과 요구를 더 폭넓게 많이 수용하기 위한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를 신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 10여명으로 구성되며, 의사 단체에 과반수 전문가 추천권을 주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