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법인 조이 강남지사 이동기 대표세무사가 세무사 업계에 불어닥친 위기 탈출 해법으로 개별 세무사들의 끊임 없는 자기개발을 주문했다.
인공지능 '알파고'의 등장으로 일자리를 잃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시간이 갈 수록 고조되고 있다.
아무리 알파고가 '바둑천재' 이세돌을 이겼다고 해도 아직까진 확실히 인간이 인공지능이 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가 많은 것도 사실. 하지만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전문직 분야에 예상보다 빨리 진입 장벽이 사라지고 있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세무법인 조이 강남지사 이동기 대표 세무사는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앞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직업군에 세무사가 상위권에 있지만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 세무사는 앞으로 세무사 업계 전체적으로 기장 업무 같은 표준화된 업무는 점점 설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국제조세, 법률, 회계 등 각각의 분야에서는 인간을 능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여러 상황이 복합된 경우까지 인간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세무사는 남편을 먼저 하늘로 보낸 한 미망인의 상담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자식들에게 부동산을 상속할지 고민하는 부인에게 세금 문제만 놓고 보면 상속을 포기하고 자녀들에게 바로 상속하는 것이 맞는 선택이지만 지금까지 경험상으로 비추어 보면 상속을 미루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이유인 즉슨 자녀들한테 상속을 바로 하면 부인이 힘들어 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선 세금을 더 내더라도 월세를 받으면서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낫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효(孝)나 자식에게 버림받는 부모들의 문제들은 결코 기계가 고려하지 못하는 영역"이라며 "인공지능은 이런 '감정'에 판단하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세금을 적게 내는 부분만 고려해 정반대의 선택을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그는 앞으로 컨설팅 영역이 중요한 세무사들의 업무영역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결국 개인 스스로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인공지능 뿐만 아니라 타 자격사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세무사 업계가 살아남을 수 있는 해법이라는 것이다.
그는 "상속을 예를 들면 민법의 상속 논리와 세금 부분을 복합적으로 연결 지을 수 있는 컨설팅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결국 이것은 개인의 능력이 좌지우지 할 부분인데 스스로 역량강화를 위한 노력이 쉼 없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세무사는 이웃나라 일본에서 그 해법을 찾았다.
그는 "2010년 세무사법 개정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일본세리사 제도를 경험했는데 일본의 기장업무는 세리사만 독점으로 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었다"며 "일본의 한 세리사의 주 수입원은 자격이 없어도 할 수 있는 합병 업무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누구나 기장을 할 수 있어도 고객입장에선 이왕이면 자격 있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게 되어 있다. 세무사 업무를 계속 타 자격사들이 못하도록 막는다고 해서 언제까지 지켜낼 수 있겠느냐"라며 "세무사 자격은 그야말로 기본이다. 레이서가 되기 위해 운전면허가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무사로 끝나는 것이 아닌 자기만의 노하우를 특화해야 한다. 국제조세, 경영, 회계, 합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고객들에게 이 사람에게 가면 어떤 문제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세무사는 세무사 업계의 가장 큰 문제로 주변 동료들이 한결 같이 이야기하는 직원 확보 문제를 꼽았다.
그는 "현재 직장을 못 구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오히려 세무사들은 사람을 못 구하고 있다. 이것은 결국 미스매치다"며 "직원들을 구할 수 없으니 일거리가 있어도 일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무사회가 인력난 문제를 말로만 해결 하겠다고 하는데 이제는 막대한 예산을 쌓아놓지 말고 문제 해결을 위해 (예산을)풀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세무사는 "직원 한명을 고용해 급여로 월 150만원을 지급한다고 하면 수습기간 동안 50만원정도를 본회에서 지원해 주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공익재단도 좋지만 이것이 장기적으로 국가적인 청년실업 문제도 해소하는 길이 될 것이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세무사회 차원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힘쓸 것도 주문했다.
그는 1억 이하 소액 조세소송대리권을 세무사한테 주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지만 세무사 중에서 민사소송 등의 절차를 진행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언제 세무사들에게 조세소송대리권이 주어질지 모르지만 우선적으로 세무사 개인부터 관심을 가져야 하고 세무사회 차원에서도 재판진행을 경험할 수 있는 모의법정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장기적으로 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세무사는 세무사 업계에 불어닥친 과당경쟁 속에서 힘들어 하고 있는 청년 세무사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후배들에게 눈앞에 돈을 쫒기 보다는 끊임없는 자기계발로 미래를 준비하라고 거듭 주문했다.
이 세무사는 "지나고 보면 5~10년이 금방 가더라. 고객들에게 더 많은 지식을 알려줄 수 있도록 국제조세, 상속, 합병, 금융 등의 지식을 부단한 노력과 시간투자로 쌓아야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5~10년 지나도 계속 기장료 깍아주네 마네 그러고 있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어 "힘든 과정이겠지만 금융 분야 등 당장 수익으로 연결 짓기 힘든 분야라도 공부해야 한다. 언젠가는 해당 지식이 필요한 고객들이 찾게 된다"며 "젊은 세무사들은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꾸준한 자기개발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무사들이 사회에 공헌하는 이미지 구축도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근 세무사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성년후견인 지원센터가 지식을 활용한 재능기부 형태의 사회공헌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세무사들이 저렴한 수준의 보수만 받고 성년후견인을 맡아 부를 축적했지만 기억을 잃어버린 가족 없는 노인층의 재산관리를 도와주자는 취지다.
이와 함께 그는 현재 고시회에서 주관하고 있는 '명예세무사 승계제도'가 하루빨리 정착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없는 인간의 욕심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젊은 세무사들과 선배세무사들이 상생하는 차원에서 꼭 필요한 제도라는 입장이다.
그는 "명예세무사 승계제도와는 조금 다르지만 선배 세무사들이 활동력이 떨어지는 시점에 처음에는 젊은세무사들과 지분을 7:3 정도로 유지하다가 해가 지날수록 지분을 5%씩 넘겨 어느 순간에는 젊은 세무사의 몫이 더 커지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이렇게 하면 젊은이에게는 동기부여를 선배세무사들에게는 30% 정도의 지분 유지를 통해 나머지 인생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약력]
현)세무법인 조이 강남지사 대표세무사
현)신안산대 세무회계과 겸임교수
현)전경련 법무서비스지원단 전문위원
전)기획재정부 세제실 근무
전)국세청 산하세무서 근무
현)세무사고시회 총무 부회장
현)세세회 연수이사
국립세무대학 내국세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경제학 석사
호주 시드니대학교 로스쿨 국제조세 석사
제33회 세무사시험 합격
미국 공인회계사시험 합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