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년 세무사 업계의 미래 초석을 다질 제28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세무사회는 오는 18일(화요일) 서울지방세무사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국 순회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25일(화요일) 중부지방세무사회를 끝으로 순회투표가 마감되면 28일(금요일) 예정된 본회 정기총회에서 개표가 진행, 새로운 '리더'가 탄생한다.
현재 4명의 후보자들(이창규·정구정·유재선·손윤-기호순)은 한 표라도 더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치열한 '득표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3선을 노리고 선거전에 뛰어든 정구정 현 한국세무사회장의 앞길을 막기 위한 다른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세도 가열되고 있는 양상.
하지만 어려움에 처해 있는 세무사 업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이번 선거전 승패를 좌우할 핵심 포인트는 각 후보자들이 내놓은 '공약(公約)'의 질이다. 유권자들의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는 현실성 있는 공약은 선거결과를 뒤흔드는 '신의 한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개성' 보다는 '현안해소'…다른 듯 닮은 공약들 = 각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 중, 문구만 다를 뿐 사실상 성격이 유사한 공약들이 눈에 띈다. 현재 세무사 업계의 고질병이나 다름없는 부분에 대한 개선책이다.
4명 후보 모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세무사회원들의 회비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창규 후보는 연간 수입금액 1억원 미만 신규세무사에 대해서는 회비 납부유예를 적용하고 연로회원에 대해서는 공제회비를 면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정구정 후보도 수입금액 일정액 미만 회원에 대한 회비유예 방안을 공약했다. 다만 정 후보는 지난 2년 전에도 유사한 공약을 내놓았지만, 이를 현실화시키지 않아 스스로 '공약(空約)'으로 만들었다.
유재선 후보와 손윤 후보도 '방법론'만 다를 뿐 이와 유사한 공약을 내걸었다. 유 후보는 회비 초과누진제 도입을 제시했고 손 후보는 영세한 세무사회원들에 대한 '인센티브제도' 도입을 공약했다.
세무사 업계의 '고통지수' 유발 원인 중 하나인 4대 보험업무와 관련한 개선책도 공약했다. 이 후보는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4대 보험업무에 대한 부담을 덜어낼 획기적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고 정 후보와 유 후보 또한 4대 보험업무 수행시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해 "4대 보험 체계상 납세자로부터 정당한 보수를 받을 수 없기에 업무를 맡아서는 안 되며 4대 보험기관으로 지정 받는다 해도, 일에 비해 받을 수 있는 보수는 뻔하기 때문에 세무사 업무에서 완전 분리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회원 사무소의 인력난 해소를 위한 방안들도 각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내놓았다.
정 후보는 '직원양성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유 후보도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이끌어내 '직업훈련원'을 개설해 인력난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손 후보 또한 '인재개발연구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 눈에 띄는 나만의 공약, 어떤 것들이 있나? = 각 후보의 개성이 묻어나는 독특한 공약들도 눈에 띈다. 이 후보는 3선을 노리고 있는 정 후보를 의식, 스타플레이어 한 명에 의존하지 않는 조직이 움직이는 세무사회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특히 이 후보는 "회장의 홍보성 기사만 넘치는 세무사신문을 회원들의 '업무경연장'으로 만들겠다"는 독특한 공약을 내놓았다. 아울러 회장 수당을 판공비로 전환하고 현재 정 회장이 겸직하고 있는 연봉 6000만원의 조세연구소장에 전문가를 영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후보는 국선변호사 제도와 유사한 '국선세무사 제도' 도입을 공약했다. 또한 간이과세제도를 폐지해, 세무사들의 기본 먹거리인 기장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세무연수원을 세우고, 신협을 설립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유 후보는 이와 관련해 "신협에서 예수, 저리 대출 뿐 아니라 회원들의 경조사 상조, 소모품 공급, 공동구매까지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후보는 '투명한 세무사회 만들기'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세무사회의 재무제표를 공시하겠다는 것이다. 손 후보는 이에 대해 "세무사회의 재무제표를 공시하는 등 투명한 경영을 통해 정확하게 예산을 낭비 없이 사용할 것이며 초과하는 분에 대해선 회원들에게 돌려주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