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기도 수원 중부지방국세청사에서 진행된 서울·중부지방국세청 국정감사장은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이 구사한 화법(話法)에 들썩거렸다. 안 의원은 지난 11일 국세청(본청) 국정감사에서 안원구 카드를 전면에 내세워, '풍파'를 일으킨 장본인.
안 의원은 이날 서울·중부국세청 국정감사에서도 안원구 전 서울국세청 세원관리국장이 연루된 태광실업 표적세무조사 의혹 및 불법감찰 의혹을 파헤치는데 집중했다. 특히 안 의원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 주목을 받았다.
안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 첫 질의자로 나서, 자신을 소개하며 "경기 오산 출신이고 경기도 최고의 고등학교인 수성고를 나왔다"고 언급했다.
이에 일부 의원이 웃음을 터뜨리며 '뺑뺑이로 간 것 아니냐'고 농담을 던지자 안 의원은 "왜 웃으시죠? 뺑뺑이가 아니라 추첨입니다"라고 받아쳤다.
안 의원은 국정감사장에 참석한 안동범 서울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을 증인대에 불러세운 뒤 2008년 베트남 국세청장 방한시 만찬장 상황에 대해 캐물었다. 안 국장은 당시 국세청(본청) 국제조사과장으로 재임했으며 베트남 국세청장과의 만찬장에 참석했었다.
안 의원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안 전 국장이 만찬장에 나타나 깜짝 놀랐다'라고 진술한 사실이 있냐"고 물은 뒤 안 국장이 "그런 사실이 있다. 그런데 깜짝 놀라지는 않았다"고 답하자, "그럼 '조금' 놀란 거냐"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관련해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조현관 서울국세청장 등의 답변을 요구했지만, 만족할만한 대답이 나오지 않자, "이 사건에 대해 아는 사람은 '유령'밖에 없느냐, 많은 국민들도 알고 있는 사실을 왜 다들 모른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안 의원의 '입'은 이후에도 쉬지 않았다.
자신이 제출을 요구한 태광실업 교차세무조사 공문 자료제출을 지연하자, "가져오라고 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제출을 하지 않는 것이냐. 비행기를 타고 오는 것도 아니고 배를 타고 오는 것도 아닌데, 지금 어디쯤 왔는지 확인해 달라. 남태령쯤 왔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현관 서울국세청장의 무성의한(?) 답변태도에 대해서도 고성을 냈다.
안 의원은 "완전히 엉뚱한 답변을 해서 시간을 지연시킬 작정을 하고 나온 것 같다"며 "이런 식으로 하면 밑에 직원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느냐. 국정감사 한 두 번 한 것도 아니고 동문서답하는 줄 다 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