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당국이 불법외환거래와의 전쟁에 나서며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환치기 규모가 점점 커지는 등 불법외환사범들은 더욱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부를 해외로 빼돌리는 재산도피 및 자금세탁 금액도 매년 급증하며, 관세당국의 단속망에 큰 구멍이 뚫린 상황이다.
관세청이 14일 2012년 국정감사에 앞서 김현미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불법외환거래 현황 및 단속 실적' 자료에 따르면, 불법외환거래 적발금액이 매년 3조원 이상을 유지하며 좀처럼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당국이 최근 역외탈세 및 재산해외도피를 단속하는데 조사업무의 중점을 두고 있지만, 불법외환거래 규모는 오히려 증가하는 등 범죄 차단·예방 효과를 전혀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2008년 3조3691억원에 달했던 불법외환거래 적발 금액은 2009년 3조2500억원, 2010년 3조1000억원 등으로 다소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3조8100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올해는 지난 8월까지 집계된 불법외환거래 적발금액만 3조1400억원으로 지난 2010년 연간 적발금액을 훌쩍 넘어섰다.
관세청에 적발된 외환사범들의 수가 지난 2008년 2476건에서 지난해 1641건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불법외환거래 1건당 금액은 오히려 커지는 등 외환범죄가 조직화·대형화되고 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외환사범들은 대표적인 불법외환거래인 환치기는 물론 채권·채무 등을 차액으로 불법 계산하는 수법 등을 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8월 기준으로 환치기로 적발된 금액만 1조6900억원에 달했고 불법자본거래는 6700억원, 불법상계 및 상호계산도 2400억원으로 많았다.
불법 자금세탁도 2009년 335억원에서 2010년 924억원, 2011년 1214억원, 2012년(8월 기준) 1877억원으로 6배 가까이 급증했다.
2009년 366억원에 불과했던 해외재산도피 규모도 2010년 1528억원, 2011년 2737억원 등으로 3년새 8배 가량 크게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