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돈' 재판, 예정대로 9월 선고

미국 연방 대법원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돈 지급 의혹' 재판의 1심 선고를 오는 11월 대선 이후로 미뤄 달라는 요청을 기각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이날 대법원의 결정은 "미주리주 등 공화당 주정부가 들어선 일부 주들의 요청에 따른 결정"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공화당원인 앤드류 베일리 미주리주 법무장관은 지난달 3일 연방대법원에 트럼프의 형량 선고 일정을 연기하고, 담당 판사인 후안 머천이 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함구령'을 취소해 줄 것을 요청했다.

베일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소송은 미주리주 주민들이 수정 헌법 제1조에 따라 선호하는 대선 후보의 의견을 듣고 투표할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뉴욕의 급진적 진보주의자들은 우리의 민주적 절차에 직접적인 공격을 가함으로써 2024년 선거를 조작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아이오와, 몬태나, 알래스카의 법무 장관도 이를 지지하는 서면 진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뉴욕주 연방지방법원의 이 사건에 대한 1심 선고는 예정대로 내달 18일 이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내려졌던 이른바 '비방 금지 함구령'도 1심 선고일인 9월 18일까지 유효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자신과의 과거 성관계 사실을 폭로하려는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입을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시켜 13만 달러(약 1억8000만원)를 지급한 뒤 해당 비용을 법률 자문비로 꾸미려 장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지난해 3월 말 기소됐다.

뉴욕 맨해튼 주민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지난 5월30일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과 관련해 34개 혐의 모두 유죄라고 평결했다.

후안 머천 판사는 유죄 평결 이후 재판과 관련한 업무를 방해할 목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검사 또는 그들의 친척에 관해 언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함구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