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R의 공포’로 韓日폭락 이어 뉴욕증시도 급락
중동 긴장 고조는 유가 하락폭 일부 제한
시장 "이란 대응 단기적" 예상…침체 두려움에 더 취약
◆…중동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5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국제유가 또한 하락 마감했다. <사진 로이터>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예상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발 'R(Res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로 5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국제유가 또한 하락 마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0.66%(51센트) 떨어져 배럴당 76.30달러에 마감했는데 이는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 서부텍사스원유는 0.79%(58센트) 하락한 72.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잇따라 발표된 미 경제지표가 침체 우려를 촉발하면서 이날 아시아 증시에 이어 뉴욕증시 또한 급락했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또다시 5.25~5.50%로 동결한 가운데 인하 시기를 놓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국 코스피는 하루 200포인트 넘게 하락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일본 닛케이지수는 무려 12.4% 하락해 1987년 월가의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뒤이어 개장한 뉴욕증시에서도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S&P500 지수는 2022년 9월 이후 가장 큰 일일 하락폭을 기록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 분석가는 "지난주 금요일 나온 고용 보고서가 연준의 금리 인하에 뒤처졌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신하면서 주식 시장이 하락했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이 임박했다는 소식으로 인한 공급 중단 우려는 유가 하락폭을 일부 제한했다.
이란이 주변 아랍 중재국의 만류에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전날 4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과 진행한 화상회의에서 "이란의 공격이 빠르면 24~48시간 내 시작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란의 보복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어게인캐피털LLC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시장은 이란의 대응이 단기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시장은 미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에 더 취약해질 것"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