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펀드 돌려막기 적발"

라임 특혜성 환매에 국회의원 연루

공공기관 임원, 돈 받고 옵티머스 투자...자녀 취직도 시켜

A펀드 손실 메우려 B펀드 모집한 디스커버리

금감원, 기업은행 추가 검사...분쟁조정 적극 지원

대규모 투자자 피해를 야기한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펀드 돌려막기와 펀드자금 횡령, 임직원의 사익추구 행위를 저질러온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4일 이같은 내용의 '주요 투자자 피해 운용사 검사 TF'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지난 1월 자산운용검사국에 TF를 설치해 3개 운용사에 대한 추가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라임자산운용이 특정 펀드 수익자를 위한 펀드 돌려막기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

2019년 10월 대규모 환매 중단 선언 직전 4개 라임 펀드에서 투자자산 부실, 유동성 부족으로 환매 대응 자금이 부족해졌다. 라임운용은 다른 펀드 자금(125억원)과 운용사 고유자금(4억5000만원)을 이용해 일부 투자자들에게 특혜성 환매를 해줬다.

해당 펀드 투자자의 손실을 다른 펀드 투자자에게 전가한 것이다. 특혜성 환매를 받은 사람 중에는 ○○중앙회(200억원), 상장회사 ○○(50억원), 다선 국회의원(2억원) 등 일부 유력인사도 포함됐다.

금감원은 라임이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사모사채 등을 투자한 5개 회사에서 약 2000억원의 횡령 혐의도 적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과정에서 라임 펀드의 투자처가 보유한 제3자에 대한 대여금 5건(191억원)도 발견했다"며 "가교운용사(웰브릿지)가 채권자 대위를 통해 제3자에 대해 채무 상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경우 투자 관련 금품 수수 혐의가 지적됐다.

공공기관 A의 기금운용본부장인 갑(甲)은 2017년 6월~2018년 3월 기간중 전체 기금의 약 37%에 달하는 106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하면서 옵티머스자산운용 부문 대표인 을(乙)로부터 2000만원을 받고 甲의 자녀는 乙이 회장으로 있는 B사로부터 급여를 수령했다.

전 임원의 부정거래 공모 혐의도 있었다. 2017년 6월 당시 임원 병(戊)은 부문 대표였던 己 등이 투자자를 기망해 펀드자금을 모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펀드 자금을 투자제안서와 달리 매출채권 매입이 아닌 비상장사 사모사채에 투자하도록 운용지시를 하고 이 과정에서 己로부터 1억원을 수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 실사 과정에서 실재성이 확인되지 않은 펀드자금이 실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특정 부동산개발 회사에 투자된 사실이 추가로 파악됐다"며 "현재 SPC가 보유하고 있는 관련 수익권을 통해 투자금 회수 추진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역시 연계거래 방식의 펀드 돌려막기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커버리는 펀드 자금을 해외 SPC에 투자하고, 이 SPC가 미국 대출채권 등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운용해왔다.

그러나 2019년 2월 해외 SPC①의 자금 부족으로 만기가 도래한 3개 펀드의 상환이 어렵게 됐다. 그러자 해외 SPC②가 SPC① 자금을 후순위채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지원함으로써 상기 3개 펀드를 상환했다. 이후 SPC②는 후순위채권의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운용사는 이 과정에서 SPC②의 신규 펀드자금 모집은 SPC① 투자 펀드를 상환할 목적이었음에도 특정 대출플랫폼의 대출채권을 매입한다고 거짓 기재한 투자제안서를 이용했다. 또 디스커버리 임직원 4명이 부동산 대출펀드 운용 과정에서 알게 된 부동산개발 인허가 사항 등 직무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들은 2018년 본인 또는 제3자 명의로 관련 시행사의 지분을 취득한 후, 배당수익 및 지분매각차익으로 4600만원 상당의 사적이익을 취했다.

펀드 자금 횡령 및 배임수재 혐의도 있었다.

디스커버리 펀드 자금이 투자된 해외 SPC의 자금관리 및 투자업무를 수행한 甲은 해외 SPC①의 자금으로 미국 운용사 A의 펀드가 보유한 부실 자산을 액면가로 매입했다. 그 대가로 6억원 상당을 A사 및 A사 대표로부터 수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검사결과는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점을 감안해 자본시장법 위반 사항에 대한 제재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할 것"이라며 "수사 통보된 사항에 대해서는 수사기관과 협조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 2020년 6월부터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연기로 인한 투자자 피해구제를 위해 분쟁조정을 실시해 왔다.

3개 펀드(라임 무역금융, 옵티머스, 헤리티지 펀드) 투자자는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로 조정했다. 다른 펀드(라임 국내, 라임 CI, 디스커버리, 헬스케어 펀드) 투자자에 대해서는 판매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정도에 따라 손해액의 40~80% 수준의 '손해배상'을 결정했다.

이번 결과에 따라 금감원은 기업은행에 대한 추가 검사를 통해 분쟁조정을 적극 실시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디스커버리 SPC①의 투자 펀드의 경우, 부실자산을 매입하고 돌려막기를 하는 상황에서 투자자가 정상적인 상환이 되는 것처럼 설명을 듣고 투자했다면 운용사 또는 판매사의 책임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디스커버리 SPC②의 신규 펀드는 다른 펀드 돌려막기를 위해 거짓 기재한 투자제안서로 펀드 자금을 모집했기 때문에, 판매사가 같은 제안서를 이용해 판매했다면 불완전 판매에 해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