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2022".. '임인년' 장식한 올해의 조세뉴스 TOP 10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해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 첫 해인 임인년(壬寅年)이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세무사 시험 불공정 논란, 역대 최초 퇴직 국세공무원 국세청장 임명, 연말까지 진통을 겪다 우여곡절 끝에 통과된 금융투자소득세, 법인세, 종부세 등 굵직한 세재개편까지 올해도 크고 작은 조세 이슈가 지면 곳곳을 장식했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올 한해를 수놓은 다양한 조세·회계 분야 이슈들을 되짚어봤다.

◆ 법인세율, 진통 끝에 구간별 1%p씩 인하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1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법인세율 조정안을 놓고 여야는 올해 끝까지 다툼을 벌였다. 법인세율을 과감히 낮춰야 투자와 고용이 활성화되고, 그에 따라 장기적으로 세수도 늘어난다는 게 정부여당의 입장. 당초 정부가 내놓은 개정안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3%포인트 내리고, 과표구간도 현행 4개 구간에서 2개로 개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부자감세'라는 야당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며, 전 과표구간에서 1%포인트씩 인하하는 안이 결국 국회를 통과했다. 조세소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가운데, 거대양당의 숫자놀음과 밀실 합의에 의해 정책이 결정됐다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금투세 유예와 종부세 완화

내년 도입될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는 결국 2년 유예하기로 결정됐다. 이에 5000만원 넘는 주식·펀드 등 금융투자소득에 물리는 금융투자소득세는 2025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기간 주식양도세는 현행대로 유지되고 증권거래세는 단계적으로 인하된다. 금투세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투세 폐지가 아닌, 유예 결정은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남겨둬 추후 또 다른 국면으로 재점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종합부동산세는 1가구 주택자의 과세 기준이 공시가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완화된다. 다주택자 과세 기준도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완화된다. 세율은 조정대상지역 여부와 무관하게 2주택자까지 기본세율(0.6%~3%)이 적용된다.

◆ 상속세가 꿈틀 댄다.. 내년 개편 확실?

가업상속공제 혜택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상속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올해 정부는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업 기준을 현행 4000억 원 미만에서 1조 원 미만까지, 최대 공제한도를 현행 500억 원에서 1000억 원까지 조정하는 개정안을 발의헀다. 하지만 야당은 해당 개정안을 '부의 대물림'으로 규정하고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결국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업 기준과 최대 공제 한도는 각각 5000억 원, 600억 원으로 결정됐다. 최대 공제한도는 업력에 따라 차등 적용되며 모든 구간에서 소폭 상향 조정됐다. 한편, 정부는 '유산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현행 상속세제를, 받은 만큼 세금을 내는 '유산취득세' 체계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공청회 등을 통한 의견수렴을 거쳐 유산취득세 전환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돌아온 김창기.. 그리고 '영남'의 대약진

◆…지난 6월 14일 김창기 국세청장이 세종시 국세청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세청장을 맡게 된 김창기 국세청장은 '역대 최초'라는 두개의 타이틀을 달고 임기를 시작했다. 국세청에서 퇴직한 인물이 국세청장으로 복귀한 것도 역대 최초, 국세청장이 인사청문회를 패싱한 것도 역대 최초다. 김 청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중부지방국세청장으로 임명된 뒤 불과 6개월만에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 사실상 좌천된 후 명예퇴직한 인물이다. 이처럼 전 정권에서 홀대 받은 것이 원동력이 되어 국세청장으로 지명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당시 국세청 내부 국세청장들이 비리 사건에 연루되면서 개혁의 필요성이 요구됐고, 한동안 내부승진의 전통이 이어져 온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신선한 개혁이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경북 봉화 출신인 김 청장 외에도 'TK'(대구경북)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국세청 차장에 경주 출신 김태호 대구국세청장이 임명됐고 중부지방국세청장에 대구 출신 김진현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이 임명됐다. 서울국세청장에는 강민수 대전국세청장이 임명됐는데, 강 청장은 경남 창원 출신으로 김창기 청장과 마찬가지로 전 정권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가 이번 정권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 6년만에 내부 승진 조세심판원장.. 관세청장은 또 외부

윤석열 정부 첫 조세심판원장은 황정훈 원장으로 결정됐다. 기획재정부 세제실 출신 황 원장은 2017년부터 조세심판원에서 상임심판관으로 일해 왔다. 세제실 출신이지만, 심판원 내부 승진으로도 볼 수 있는 셈. 2016년 심화석 원장 이후 6년 만에 내부 승진이었다. 반면, 관세 국경의 최일선에서 수출입 통관을 책임지는 관세청장 자리는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출신인 윤태식 청장이 임명됐다. 이전 임재현 청장에 이어 세제실장 출신이 연속해 관세청장 자리에 올랐다. 관세청 내부에서 승진해 관세청장에 오른 인물은 2019년 말 30대 관세청장에 취임한 노석환 전 관세청장이 마지막이다.

◆ 논란의 세무사 시험, 결국엔..

◆…지난 1월 17일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세무사시험제도개선연대 관계자 등이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를 들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부터 불공정 논란이 일었던 세무사 시험에서 추가 합격자가 발표됐다. 세무공무원이 면제받는 과목인 세법학 1부에서 무더기 과락이 나오면서 공무원 특혜 의혹이 제기됐는데, 결국 감사원 감사로 인해 재채점이 이루어졌고 75명이 추가 합격자로 결정됐다. 후폭풍은 여기서 그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국세경력자에 대한 세무사 시험 특혜를 폐지하는 법안을 제출했으며, 기획재정부는 최소 합격정원을 모두 일반 응시자에게 배정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놓은 상황이다.

◆ '삼쩜삼' 무혐의.. 끝나지 않은 전쟁

세금 환급 플랫폼 '삼쩜삼'에 대해 경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삼쩜삼은 세금 신고와 소득세 환급을 도와주는 세무 플랫폼으로,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숨은 세금 환급액을 찾아주고 세무사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하지만 점점 업역을 넓혀가는 모습에 세무사업계는 위기감을 느꼈고, 세무사회 등 세무전문가 단체들은 고발을 통해 삼쩜삼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지만 세무사업계와 삼쩜삼의 전쟁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세무사회에서는 이의신청을 통해 재수사를 요청키로 했고. 자체 플랫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

◆ 김영식 회계사회장 가뿐하게 연임 성공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지난 6월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이변 없이 45대에 이어 46대 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공인회계사회 역사상 1988년 이후 모든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는 기록이 연장됐다.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임기는 2년이고,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역대 회장들도 대부분 연임에 성공해 사실상 4년간 임기를 수행했다. 김 회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지난 2년간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열심히 일 하겠다"며 "앞으로 2~3년이 업계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차대한 시기가 될 것이다. 바로 집행부를 새롭게 구성하고 공약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 올해도 초과세수.. 또 다시 불거진 세수추계 문제

지난해 61조원 이상의 초과세수 발생에 이어 올해도 초과세수가 5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의 세수추계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곳곳에서 세수추계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감사원은 올해 기재부의 세수 추계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고, 과다한 국채 발행으로 1415억원의 불필요한 이자 비용이 발생했다는 결론을 냈다. 또한 기재부 세수 추계 담당자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바뀌어 면밀한 통계적 검토·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정치적 세무조사(MBC) 논란

◆…지난 10월 12일 세종시 국세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세청 간부들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국세청이 MBC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MBC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환담 이후 회의장을 나오면서 주변에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한 영상을 공개해 논란을 빚었다. 보도 이후 15시간 만에 나온 대통령실의 '날리면' 해명과 부딪히며 논란이 가중되었고, 국민의힘은 대통령 명예훼손으로 MBC 사장을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진행된 MBC 세무조사는 더욱 집중 조명되었다. 국정감사에서 김창기 국세청장은 "MBC 세무조사는 정기적인 정기 조사일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피하기는 어려웠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에 대한 세무조사를 언론 탄압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들 많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김주영 의원은 "권위주의 정부 시대 때 무슨 일 있으면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들어가서 기업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것을 국민이 똑바로 기억하고 있다"면서 "국세청이 권력기관으로서 그렇게 비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세·회계 이슈 결산]

"굿바이 2022".. '임인년' 장식한 올해의 조세뉴스 TOP 10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