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커플링 악조건 속에 금투세 시행이 합리적인가" 묻자
'시행팀' 김영환 "금투세로 우하향 신념이면 인버스 투자하라"
"국내기업 망하는건데 말 되냐" "인버스당" 비난 속출
한동훈 "민주당, 대한민국 인버스에 투자하자는 건가"
◆…김영환 의원 [사진=델리민주 유튜브 방송 갈무리]
24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금융투자소득세를 도입하면 증시가) 우하향된다고 신념처럼 가지고 계시면 '인버스' 투자하시면 되지 않느냐"라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이 나오며 투자자들 사이에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 겸 정책 토론회를 열어 금투세 시행 여부를 두고 '시행팀'과 '유예팀'으로 나뉘어 공방을 벌였다.
'인버스 투자' 발언은 토론회 방청석에 있던 김병욱 전 의원과 '시행팀'의 팀장으로 참석한 김영환 의원의 질의 응답과정에서 나왔다.
김병욱 전 의원은 "2021년부터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일어나고 있고, 많은 전문가들이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디커플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과연 이 속에서 우리가 금투세라는 수류탄을 꼭 던져야 되나"라며 "투자자 보호 장치 등 종합적으로 감안해야지 우리가 기계적으로 유예하기로 했으니까 무조건 시행해야 되지 않느냐 맞지 않다"고 했다.
이어 "디커플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악조건 하에서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수익률이 떨어지거나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며 "굳이 금투세라는 불확실한 제도를 지금 이 시기에 투입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의사 결정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김영환 의원은 "주가와 관련해 혹시 다른 변수들은 없는지 한번 체크 좀 해봤으면 좋겠다"며 "이를테면 윤석열 정부가 망친 중국 시장의 문제, 작년 선진국 경제성장률 평균이 3.3%, 대한민국이 1.4%, 미국이 2.5%, 일본도 1.9%다. 그래서 다른 변수도 혹시 없는지 이런 것들을 한번 좀 살펴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은 "그렇게 (금투세 도입하면 증시가) 우하향이 된다고 신념처럼 이렇게 가지고 계시면 인버스 투자하시면 되지 않느냐"며 "선물 풋 잡으시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주식, 선물, 파생상품 시장은 사실은 주가가 내려도 이득을 얻는 분들이 있고, 주식이 올라도 이득을 얻는 분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금을 어떻게 내는 구조에 대해서 계속 말씀을 드리지 않나"라며 "개인이 소득이 생기면 거기에 내는 세금인데, 현재 세금 체계가 개인들한테 너무나 불리하게 돼 있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버스란 주식시장에서 하락을 노리는 베팅으로, 코스피 등 지수가 떨어지면 가치가 올라 수익을 내는 구조를 갖는다.
토론회를 듣던 일반 투자자들은 김 의원의 '인버스 투자' 발언에 거세게 반발했다.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공간에서 네티즌들은 "기업 주가가 내리면 곧 국내기업이 망하는 건데, 말이 되는 발언이냐", "국회의원이 하락에 투자하라고 말할 줄은 몰랐다", "시장을 하나의 도박판으로 생각하고 있는 대목", "탈당하고 인버스당 창당하라" 등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같은 날 금투세 폐지 간담회에 참석하며 민주당을 향해 폐지를 당론으로 정할 것을 압박해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논란의 '인버스 투자' 발언에 대한 비판에 가세했다.
한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의원의 '인버스 투자' 발언을 공유하며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인버스에 투자하자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주식시장 투자자들과 함께 '1400만 주식 투자자 살리는 금투세 폐지 촉구 건의서 전달식 및 간담회'를 열었다.
민주당 토론회 맞불 성격으로 해석되는 이날 간담회에서 한 대표는 "대한민국의 주식시장은 그 실제 가치에 비해 정기예금 수준의 성장만 해왔다. 이런 시장은 없다"며 "세금 자체가 이상하다는 게 아니라 지금 상황에서 금투세를 도입하는 것, 도입하고 유예하는 것은 일종의 자폭행위에 가깝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이상한 역할극을 한다고 한다. 시행팀을 구하기도 어렵다고 하고 폐지팀은 빠져 있다", "폐지팀은 거기에 앉은 사람 외에 투자자 전부가 아닌가"라며 "민주당은 이 상황이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라는 것을 자기들도 안다", "선거 앞에서는 자신이 없는 것이고, 선거 뒤로 미루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