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들의 혼사를 치른 A씨는 생각보다 많이 들어온 축의금에 뿌듯해했다. 그동안 주변 사람들의 경조사를 열심히 쫓아다닌 보람이 있다고 느낀 A씨는 결혼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아들의 전세자금에 보태라고 건넸다.
자금을 받아든 아들은 "아버지한테 받은 돈인데 증여세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라고 걱정했고 A씨는 "결혼 당사자인 아들이 축의금을 가져가는데 무엇이 문제냐"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혹시나 하는 궁금증이 피어올랐다.
결혼식 때 받은 축의금, 과연 세금을 내야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낼 수도 있고, 안 낼 수도 있다.
답이 이처럼 애매한 것은 세법에도 축의금에 대한 과세 문제가 무척 애매모호하게 나와있기 때문이다.
현행 세법에는 '사회통념상 인정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받는 축의금은 비과세이다. 결혼당사자나 혼주의 소득과 직업, 환경 등을 고려해 과도하지 않은 축의금은 과세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실은 이것 자체가 애매하다.
과세당국도 '사회통념상 인정할 수 있는 범위'라는 부분에 대해 확실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세법도 애매모호해 사실상 과세당국이 축의금 자체에 대해 과세를 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축의금으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전제자금으로 활용한다던지 차량이나 혼수를 구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축의금은 결혼당사자가 아닌 혼주가 받는 것으로 간주하는데 부모가 받은 축의금을 자녀에게 줬다면 증여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만약 결혼당사자가 지인이나 직장 동료로부터 받은 축의금이라고 소명을 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선 인정해주지만 그 이상으로 부모에게 축의금을 받았다면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된다.
결국 A씨가 아들에게 전세자금으로 활용하라며 건넨 축의금이 '사회통념상 인정하는 범위'를 넘어섰다면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