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빈국(貧國)' 대한민국이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모범적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고, 다른 나라들의 신용등급이 추락하는 상황에서도 탄탄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며 국제신용평가사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아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됐다.
세계최대 소비시장 EU와 미국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통적인 무역강국 이탈리아까지 제치고 세계 무역 8강에 올랐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에서도 2011년에 이어 2년 연속 무역규모 1조달러를 달성했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그동안 자원 없는 나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수출주도형 산업이 큰 역할을 담당했고, 앞으로도 한국 경제의 성장과 발전은 GDP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에 달려있다.
특히 관세장벽이 철폐되는 글로벌 자유무역 시대가 도래하며 우리나라의 경제영토를 전 세계적으로 넓히고 있는 FTA 행정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9·11 테러 이후 세계 각국이 강화하고 있는 수출입화물 통관안전 검사 등 각종 비관세 장벽을 뛰어 넘을 수 있는 AEO(수출입안전관리 우수 공인업체 제도, Authorized Economic Operato) 제도의 확대도 무역강국 대한민국이 중점을 둬야할 과제다.
최근 미래 한국경제의 발전을 위해 FTA·AEO 등 수출입통관과 관련된 관세행정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기존 관세행정 업무에 더해 복지재원 확보를 위한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의 중추 역할까지 맡게 된 관세청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다.
□ 무역 2조달러 시대, "관세행정에 달렸다" = 지난해 우리나라의 무역규모는 수출 5481억달러, 수입 5196억달러 등으로 총 1조677억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무역규모 1조달러를 달성했다.
지난 2002년 무역규모가 3146억달러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10년 사이에 무역규모가 470% 이상 급증했다. 수출입 화물이 폭증하며 우리나라 경제국경을 책임지고 있는 관세청의 업무도 크게 늘었다.
현재 관세청은 기본적인 수출입 통관업무에 더해 관세 등 수입세금 징수, 해외여행자 통관, 마약 등 불법위해물품 단속, 자금세탁 등 불법외환거래 단속, 관세 세무조사, 수출입기업 지원 등 우리나라 무역과 관련된 모든 행정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우리나라가 EU·미국 등 세계 최대 경제권과 본격적으로 FTA를 체결·발효함에 따라 자유무역협정 관련 업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수출입기업들을 중심으로 FTA 지원업무를 강화하고 있으며, 수출기업들이 가장 애를 먹는 해외세관의 통관지연 등 비관세 장벽을 허물어뜨리기 위해 AEO 행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세청의 역할이 대한민국 경제국경을 철통 같이 지키는 튼튼한 방패에서, 우리나라의 무역 2조달러 시대를 이끌어나갈 FTA·AEO 등 수출입지원 행정의 '컨트롤 타워'로 거듭나고 있다.
□ 한국경제의 미래 FTA, "관세청 지원사업으로 극대화" = 지난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2년 연속 무역규모 1조달러를 달성할 수 있었던 데는 FTA의 효과가 컸다.
2013년 현재 우리나라가 FTA 협정을 체결한 국가는 미국, EU(27개 회원국), 아세안(10개 회원국), 칠레, 싱가포르, 페루, 인도, EFTA(유럽자유무역연합, 4개국) 등으로 총 45개국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발효한 45개국의 GDP는 전 세계 GDP의 65%에 달한다. 대한민국의 경제영토가 전 세계의 절반 이상인 셈이다.
FTA 발효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실적도 지난 2007년에는 337억달러에 그쳤지만, 최근 EU·미국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 발효 이후 급증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FTA 체결국 수출실적은 2274억달러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체 교역량(1조677억달러) 중에서 FTA 무역규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 9.2%에서 지난해 37.8%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우리나라가 FTA를 활용해 수출실적을 크게 올릴 수 있었던 데는 관세청의 FTA 지원업무가 큰 역할을 담당했다.
한·EU FTA의 경우 수출입업체들이 FTA 특혜관세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원산지인증수출자로 지정 받아야 하지만, 중소수출입기업들은 인증수출자로 지정 받는데 상당한 비용을 치러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관세청은 우리 수출입업체들의 FTA 활용률을 높이고자 지난 2010년부터 FTA 컨설팅 지원사업에 박차를 가했고, 올해 1월말까지 총 5792개 업체의 원산지인증수출자 지정을 이끌어냈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관할 세관에서 업체에게 꼭 필요한 맞춤형 FTA 컨설팅을 실시했고, 중소기업들이 FTA를 활용하는데 필요한 예산까지 지원해왔다.
FTA 특혜관세 활용 이후 국내 기업들이 상대국 세관으로부터 '관세조사'를 받아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관세조사를 준비·지원해주는 등 철저한 사후관리도 실시하고 있다.
□ 더욱 강력해진 '비관세장벽'…"관세청 AEO로 철폐" = 글로벌 자유무역 시대가 도래하며 관세 장벽은 철폐됐지만, 최근 들어 FTA로도 해결할 수 없는 비관세 장벽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1년 발발한 9·11 테러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들이 수출입화물에 대한 안전조치를 대폭 강화하며, 각종 무역안전 관련 요건들이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 등장했다.
실제로 우리 기업들이 수출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도 관세 장벽보다는 해외세관의 수출입화물 안전조치 강화에 따른 통관지연 등 비관세 장벽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관세청은 이 같은 비관세 장벽을 무너뜨리고 우리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08년 AEO 제도를 전격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AEO(수출입안전관리 우수 공인업체 제도, Authorized Economic Operator)란 관세청에서 수출입업체·선사·운송인·창고업자·관세사 등 무역화물 이동과 관련된 업체들의 법규준수 및 안전관리 등을 사전에 심사해 안전성을 공인해주는 제도다.
관세청으로부터 AEO 업체로 공인 받은 수출입기업 등은 ▲수출입 화물검사 생략 ▲관세 등 수입세금 심사면제 ▲과태료 경감 등의 각종 통관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AEO 공인업체들은 우리나라 세관뿐만 아니라 관세청과 AEO 상호인정협정을 체결한 외국 세관에서도 똑같은 통관혜택을 받아, 해외세관에서 부딪히는 각종 비관세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
관세청은 현재 미국·캐나다·싱가폴·일본·뉴질랜드 등 5개국과 상호인정협정을 체결한 상태로서, AEO 업체로 공인 받은 국내 기업들은 5개국 세관에서도 수출입 화물검사를 면제받는 등 특혜를 누릴 수 있다.
관세청은 그동안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국내 수출입업체들의 AEO 공인획득을 지원해왔다.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총 25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AEO 지원사업에 투입, 총 418개 기업을 AEO 업체로 공인했다.
AEO 공인업체들에게는 금융기관과 협력해 대출금리 우대, 외환수수료 할인 등 금융지원도 실시했고, 중소기업에게는 AEO 관련 무역·수출안전시설도 지원했다.
현재 FTA 효과를 더욱 극대화시키기 위해 EU, 인도, 중국, 말레이시아, 홍콩, 스위스, 브라질 등 총 14개 국가와 AEO 상호인정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AEO 상호인정협정을 확대해 우리 수출기업들이 교역상대국에서 화물검사를 생략받는 등 통관혜택을 받을 경우 컨테이너 1개(TEU)당 500∼1000달러씩, 연간 1089억원에 달하는 화물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 '지하경제 양성화'의 또 다른 첨병…"박근혜 복지재원 확보의 핵심" = 관세청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135조원의 국민행복 재원을 마련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실제로 박 대통령이 증세 없는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추진할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의 핵심에 국세청과 함께 관세청이 자리잡고 있다.
관세청은 불법무역거래를 통한 탈세를 뿌리뽑고, 자금세탁 등 불법외환거래에 대한 조사를 한층 강화해 새 정부에 필요한 복지재원의 밑천을 마련할 방침이다.
본청 심사정책국을 중심으로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재산해외도피, 불법무역·외환거래 등에 대한 조사·단속을 강화하고, 다국적기업 등을 대상으로 수입가격 저가신고 등 불법적인 관세탈루 행위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총 4550여명에 불과한 관세청 인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급증하는 FTA·AEO 업무에 필요한 직원들을 빈틈없이 배치하고, 심사·조사업무에 전문성을 가진 베테랑 직원들을 '지하경제 양성화' 프로젝트에 최대한 투입할 예정이다.
2013년 현재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며 무역 및 수출을 통한 경제활성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고, 대내적으로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공약이행에 필요한 복지재원 확보가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미래 한국의 경제발전을 책임지고 있는 관세청은 무역·FTA·지하경제 양성화 등의 업무에 있어 국내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엘리트 기관이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복지재원 확보에 핵심 역할을 담당할 관세청은 관세행정의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정통 관세관료들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빈틈없는 업무수행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주영섭 관세청장은 "유로존 재정위기로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수출기업들이 FTA·AEO 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지하경제 양성화 업무에도 박차를 가해 증세 없는 복지재원 확보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