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습설 피해 키웠다'...붕괴·교통사고·정전 잇따라

버스·택시 운행 중단돼 지하철역에 인파 몰려

물기 머금은 무거운 '습설'로 붕괴 사고 속출

폭설 집중된 서울·경기 지역 학교에는 휴교령

편도 3차선 기준 주 주행로는 2차선으로 가야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이틀 동안 최대 40㎝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면서 수도권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기준 누적 적설량은 경기 용인 47.5㎝, 수원 43.0㎝, 군포 42.4㎝, 안양 40.7㎝를 기록했다.

제설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이 내린 눈에 버스와 택시 운행이 중단되면서 시민들은 열차 이용에 큰 불편을 겪었다. 많은 인파가 몰린 지하철역 승강장에서는 안전문이 여러 차례 여닫히는 상황이 반복됐고 시민들은 열차를 타려고 줄을 길게 늘어섰다.

한국철도공사는 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 열차를 운행할 예정이다. 이날 퇴근 시간대에는 1호선 5회, 수인분당선 2회, 경의중앙선 2회, 경강선 1회가 추가로 운행된다. 29일 출근 시간대에는 1호선 6회, 수인분당선 3회, 경의중앙선 2회, 경춘선 1회, 경강선 1회가 증편돼 운행될 예정이다.
  붕괴 사고도 속출했다. 이번에 쏟아진 눈은 물기를 머금은 '습설'이어서 ㎡당 무게가 10㎏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5시쯤 용인시에서는 60대 남성이 집 앞 눈을 치우던 중 쓰러진 나무에 깔려 숨졌다. 오전 6시52분에는 서울 마포구에서 나무가 전신주를 덮치며 염리동 공덕동 성산동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오전 6시 20분쯤 오산시 원동의 한 모텔 주차장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길을 지나던 50대 보행자가 파편에 머리를 맞아 부상을 입었다. 오후 12시 5분쯤에는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지붕이 무너져 60대 여성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12시쯤에는 경기 안성시 서운면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폭설로 무너진 캐노피 지붕에 70대 직원이 깔려 숨졌다.
  크고 작은 교통사고도 이어졌다.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에서는 도로 표지판 가로등이 갓길에 주차된 유치원 버스를 덮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전 9시 30분쯤에는 수원시 영통구 용인서울고속도로 동탄 방향 길마재터널 입구 부근 도로에서 차량 2대가 추돌하는 사고와 3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각각 발생했다.

폭설이 집중된 서울과 경기 지역 등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휴교 또는 등하교 시간을 조정한 서울 내 학교는 45곳(휴교 3곳, 시간 조정 42곳), 경기도 내 학교는 1660곳(휴교 1285곳)에 이른다.

정전과 단수 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 52분쯤에는 마포구 염리동, 공덕동, 성산동 일대에 정전이 발생해 총 750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마포구 창전동에선 폭설에 따른 단수 피해도 발생했다.
  현재 수도권 등에 폭설은 멈췄지만 오는 29일까지 곳곳에 눈 또는 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YTN 뉴스PLUS'에서 "눈이 다시 녹았다가 어는 게 문제"라며 "특히 고가도로 밑이라든지 차량의 통행이 적은 지역에 블랙아이스가 생성될 가능성이 높다. 편도 3차선 기준 주 주행로는 2차선으로 가야 한다. 1·3차선의 경우 가드레일과 경계석 쪽에 쌓인 눈이 녹다가 다시 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