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 만만찮은 자녀들 교육비, 목돈이 들어가는 부모님 병원비 등으로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은 날로 커져만 간다.
쥐꼬리만한 남편 월급만으로는 가정을 꾸려 나가기가 어려운 현실에서 맞벌이 부부는 이미 대세가 된 지 오래다.
실제로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2년 맞벌이 가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맞벌이 가구는 509만7000 가구로 우리나라 전체 부부 중 43.5%에 달한다. 남편이나 부인이 홀로 일하는 외벌이 가구보다 20만 가구나 더 많다.
외벌이 부부보다 벌이가 조금 더 나은 맞벌이 부부지만 소득이 많은 만큼 나라에서 칼같이 떼가는 세금도 더 많이 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너무 억울해 할 필요는 없다. 세금을 더 많이 냈다면 연말정산을 통해 되돌려 받을 수 있는 환급금도 더 많기 때문이다.
다만 맞벌이 부부의 경우 부양가족 공제를 비롯한 각종 소득공제 항목을 부부가 중복해서 공제 받을 수 없으므로, 쏠쏠한 '13월의 보너스'를 기대한다면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 부양가족 기본공제, "연봉 높은 배우자에게 올인" = 우선 연말정산 소득공제에서 말하는 맞벌이 부부란 남편과 아내의 근로소득금액이 각각 100만원을 초과하는 근로자 부부다.
근로소득공제율이 80%인 점을 감안하면 부부 각자 1년 동안 벌어들인 총급여가 500만원 이상인 부부들이 맞벌이 부부에 해당한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가족 1명당 150만원씩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부양가족 기본공제를 중복해서 받을 수 없다.
남편과 아내의 근로소득금액이 연간 100만원을 초과하는 맞벌이 부부는 배우자 서로에 대한 기본공제도 불가능하다.
맞벌이 부부는 기본공제 대상자에 해당하는 연간소득금액 100만원 이하의 직계존속(만 60세 이상), 직계비속·입양자(만 20세 이하), 형제자매(만 20세 이하, 만 60세 이상), 위탁아동(만 18세 미만) 등에 적용되는 부양가족 공제를 부부 중 1명만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님을 모시고 1남1녀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의 경우 남편이 부모님을 기본공제 대상자로 신고해 300만원(1인당 150만원씩)의 인적공제를 받았다면, 아내는 부모님에 대해 기본공제를 받지 못한다.
아내는 남편이 기본공제 대상자로 포함시키지 않은 자녀 2명에 대해서만 300만원의 인적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맞벌이 부부는 가족 1명에 대해 인적공제 혜택을 중복해서 받지 못하므로 소득공제 혜택을 최대한 많이 받으려면, 연봉이 높은 배우자에게 인적공제를 몰아주는 편이 유리하다.
□ "자녀 공제는 부부 1사람에게 몰아주자" = 특히 자녀가 많은 맞벌이 부부라면 자녀 기본공제는 반드시 부부 중 1명에게 몰아줘야 다자녀 추가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명 이상의 자녀를 둔 근로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다자녀 추가공제는 맞벌이 부부가 각자 기본공제 대상자로 신고한 자녀 수를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녀가 2명인 맞벌이 부부가 자녀 기본공제를 남편에게 몰아준 경우에는 남편이 100만원의 다자녀 추가공제를 받을 수 있다. 반면 남편과 아내가 각자 자녀 1명씩을 기본공제 대상자로 신고했다면 자녀가 2명이더라도 추가공제 혜택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한편 6세 이하 자녀, 입양자, 위탁아동 등에 대해 1인당 연 100만원씩 적용되는 자녀양육비 공제는 부부 중 누가 기본공제 대상자로 신고했는지에 관계없이 부부 중 1명이 아무나 공제 받을 수 있다.
즉 남편이 6세 이하 자녀에 대해 기본공제를 받았더라도 자녀양육비 공제를 신청하지 않았다면, 아내가 100만원의 자녀양육비 공제를 따로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인적공제의 경우 연봉이 많은 배우자에게 몰아줘야 더 많은 소득공제를 받게 된다.
하지만 부부 중 1명에게 아무리 많은 공제혜택을 몰아줘도 공제 받을 수 있는 한도액은 근로소득금액 이하로 정해져 있다. 만약 남편과 아내가 연봉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인적공제를 부부 사이에서 적절히 배분해야 더 많은 연말정산 환급액을 기대할 수 있다.
□ 연말정산 하이라이트 특별공제, "인적공제 따라간다" = 보험료, 의료비, 교육비 등 특별공제 항목은 쉽게 설명하면 인적공제를 그대로 따라간다.
즉 맞벌이 부부가 부양가족 중에서 각자 기본공제 대상자로 신고한 가족들을 위해 지출한 비용만 특별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남편이 부모님에 대해 300만원의 기본공제를 받았다면 남편이 부모님을 위해 직접 지출한 의료비, 보험료, 교육비 등을 소득에서 공제 받게 된다. 부모님을 기본공제 대상자로 신고하지 않은 아내는 부모님을 위해 지출한 각종 비용을 공제 받을 수 없다.
보험료의 경우 맞벌이 부부가 각자 기본공제 대상자로 신고한 부양가족을 피보험자로 계약하고, 본인이 직접 지출한 보장성보험의 보험료에 한해 연간 100만원까지 소득공제 가능하다.
만약 남편이 기본공제 대상자로 신고한 아들의 보험료를 아내가 지급했다면 부부 모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다.
부부가 서로 보험을 들어준 경우에는 부부 모두 소득공제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남편이 계약자이며 피보험자는 아내인 경우 맞벌이 부부가 서로 기본공제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부부 모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다.
다만 피보험자를 부부 공동으로 했다면 부부 중 계약자 1명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의료비 공제도 부부 각자 기본공제 대상자로 신고한 가족을 위해 지출한 비용만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의료비의 경우 소득이 있는 배우자를 위해 지출한 의료비도 배우자가 본인 의료비 공제를 받지 않았다면 공제가 가능하다.
교육비도 부부 각자가 기본공제 혜택을 받은 가족들에 대해 지출한 비용만 소득공제를 받게 된다. 본인이 배우자를 위해 지출한 교육비는 공제를 받을 수 없다.
신용카드 공제도 기본공제 대상자로 신고한 부양가족이 결제한 신용카드 금액만 공제 받을 수 있다. 부부 각자 자신이 사용한 신용카드 금액은 공제가 가능하지만 배우자가 결제한 금액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가족카드는 명의자에 한해서만 공제가 가능하므로 맞벌이 부부 중 아내 명의로 발급 받은 가족카드 사용액은 아내만 공제 받을 수 있다. 실제로는 남편이 부인 명의 가족카드 대금을 모두 결제했더라도 남편은 가족카드 공제를 전혀 받지 못한다.
-맞벌이 부부 소득공제 Q&A-
□ 맞벌이 부부도 서로 간에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나요?
☞ 배우자의 연간 소득금액 합계액이 100만원 이하인 경우에만 배우자에 대한 기본공제 1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연간 소득금액이 100만원 이상인 맞벌이 부부의 경우 부부 서로 간에는 배우자 기본공제를 받지 못한다.
□ 남편이 계약자이고 아내가 피보험자인 보험료는 누가 공제를 받을 수 있나요?
☞ 맞벌이 부부의 경우 본인이 계약자이고 피보험자가 배우자인 보험에 대해서는 보험료 공제가 불가능하다. 부부 서로 기본공제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배우자를 피보험자로 계약한 보험료에 대해 공제혜택을 받을 수 없다.
다만 맞벌이 부부가 피보험자를 부부 공동으로 했을 경우에는 부부 중 보험 계약자가 보험료 공제를 받을 수 있다.
□ 남편이 기본공제 받은 자녀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장성 보험을 아내가 계약했다면 보험료 공제를 누가 받게 되나요?
☞ 남편과 아내 모두 보험료 공제를 받을 수 없다. 보험료 공제는 기본공제 대상자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에 대해 근로자 본인이 보험료를 지출한 경우에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 맞벌이 부부가 배우자를 위해 지출한 의료비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나요?
☞ 의료비 공제의 경우 배우자(소득제한 없음)를 위해 근로자 본인이 직접 지출한 의료비는 공제 받을 수 있다.
□ 배우자를 위해 지출한 교육비도 공제 가능 한가요?
☞ 연간 소득금액이 100만원을 초과하는 배우자를 위해 지출한 교육비는 공제를 받지 못한다.
□ 맞벌이 배우자가 사용한 신용카드 결제액도 공제 받을 수 있나요?
☞ 연간 소득금액이 100만원을 초과하는 배우자가 사용한 신용카드, 체크·직불카드, 현금영수증 금액은 소득공제가 불가능하다.
□ 맞벌이 부부의 경우 배우자의 형제자매에 대해서도 부양가족 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
☞ 배우자의 형제자매도 동거요건, 나이요건(만 20세 이하, 만 60세 이상), 소득요건(연 100만원 이하) 등에 맞다면 공제대상 부양가족에 포함된다.
□ 맞벌이 부부로서 남편이 기본공제를 받은 자녀의 교육비와 의료비를 아내가 지급한 경우에도 교육비 및 의료비 공제가 가능한가요?
☞ 맞벌이 부부는 자녀 기본공제를 받은 사람이 해당 자녀를 위해 본인이 지출한 교육비와 의료비에 대해서만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위 경우에는 아내가 지급한 자녀의 교육비와 의료비를 남편과 아내 모두 공제 받지 못한다.
□ 자녀 기본공제는 남편이 받고, 6세 이하 자녀양육비 공제는 아내가 받을 수 있는지.
☞ 6세 이하 추가공제는 자녀에 대한 기본공제와 상관없이 남편과 아내 중 아무나 한 사람이 선택해 공제 받을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아내가 6세 이하 추가공제를 받을 수 있다.
□ 맞벌이 부부가 2명의 자녀를 각각 1명씩 기본공제 받은 경우에도 다자녀 추가공제를 받을 수 있나요?
☞ 다자녀 추가공제는 근로자 1명당 기본공제 대상 자녀가 2명 이상인 경우에만 적용된다. 맞벌이 부부가 2명의 자녀를 각각 1명씩 기본공제 받은 경우에는 부부 각자 기본공제 대상 자녀 수가 2명이 되지 않으므로 다자녀 추가공제를 받지 못한다.
□ 남편이 기본공제 받은 자녀의 신용카드 사용액을 아내가 공제 받을 수 있나요?
☞ 남편이 자녀의 기본공제를 받은 경우에는 해당 자녀의 신용카드 사용액을 아내가 공제 받지 못한다.
기획취재팀 : 김진영 정책팀장, 유엄식·장은석·이희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