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세무조사를 위해 영치한 납세자의 회계장부 등 관련서류를 조사 이후 제대로 돌려줬는지 파악조차 하지 않는 등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행법상 세무조사 관련 서류 보관은 금지되어 있으며, 납세자가 동의하더라도 세무조사 기간에만 일시적으로 보관해야 하는데 이를 어기고 있다는 것이다.
23일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은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위해 가져간 서류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제대로 돌려줬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며 "서류압수 반환여부를 제대로 파악하기는커녕 얼마나 가져갔는지, 제대로 돌려줬는지 파악도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홍 의원은 지난 9월 이후 한 달 넘게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일선 세무서 창고에 관련 서류가 있기는 하지만,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고 통계를 내기 어렵다"는 국세청의 답변만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 의원은 "경찰과 검찰에서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을 할 때,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급받고, 매년 영장발급 관련 통계를 내는 것은 압수·수색이 기본권 침해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에 준하는 국세청의 서류 보관에 대해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국세청 행정이 얼마나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영장에 준하는 새로운 일시보관 절차를 만들고, 이를 어길 경우 국세청장에게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세청이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법인들의 소득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홍 의원은 "국세청은 2011년 사업연도 법인세 신고시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법인 중 최소 30개 이상의 법인에서 유보소득 3000억원 이상 신고분만 파악하고 있을 뿐, 정확한 통계를 갖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세청이 역외탈세 조사를 통해 거액을 추징했다고 보도자료를 내면서 자랑했으면서 국내 법인이 조세피난처에 얼마나 많은 유보소득을 쌓아 놓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도 못하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