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일감몰아주기' 벌칙 만회할 무기는?

계열사내부시장의 탄탄한 영업기반, 우수한 재무구조 갖춰
경쟁격화 및 공공사업 입찰제한 등 부정적 요인도 혼재

삼성SDS는 국내 SI업계 2, 3위 업체인 LG CNS, SK C&C의 매출을 합친 것보다 덩치가 큰 회사다. 덩치가 큰 만큼 높은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힘들고 환경변화에 대처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SDS의 작년 말 매출액은 본사기준 3조9520억원, 총자산 3조7360억원으로 국내 SI업계의 대표주자 다운 외형을 갖췄다. 또한 자기자본 2조8350억원, 부채는 9010억원(부채비율 31.7%)로 재무구조도 탄탄하다.

주요재무지표

                                                                                                                   (단위:십억, %)

                                                                                    자료: 사업보고서(개별재무제표기준)

이같은 양호한 실적이 가능했던 것은 국내 최고의 계열사 내부시장(Captive Market)을 바탕으로 안정된 영업기반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계열사내부시장의 절대적 우위로 차별화된 사업기반 갖춰

국내 SI업체들은 그룹 계열사의 외형과 경영성과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편이다. 그룹의 사세가 클수록 SI기업의 매출액도 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삼성SDS는 그런 측면에서 확고한 기반을 가진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2년 4월 현재 업계 빅3 소속 그룹의 자산규모는 삼성이 255조원, LG그룹이 100조원, SK그룹이 136조원이다. 삼성이 규모면에서 타 그룹에 비해 월등해 안정된 영업기반을 보유한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게다가 사업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삼성그룹은 전자, 화학, 건설,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SI기업이 여러 가지 사업경험을 쌓기에 좋은 환경이다.

특히 금융분야의 포트폴리오가 미약한 LG, SK와는 차별화된 영업기반을 갖춰 경쟁력 우위의 근간이 되고 있다.

또한 수익성이 양호한 시스템유지 부문(SM)의 매출비중이 평균 27%로 높은데다 경쟁사 보다  6~7%P 정도 낮은 매출원가율(4년 평균 80.2%)은 10% 내외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릴 수 있는 경쟁력이 되고 있다.

차입금이 거의 없고, 매년 3000억원대의 이익을 거두는 현금창출능력과 기 보유중인 현금성 자산(4,770억원) 등으로 투자 수요를 충당할 수 있어 재무적 리스크도 거의 없다.  

특히 SI업계 상위3개사(삼성SDS, LG CNS, SK C&C)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비교해 보면 삼성의 실적이 두드러진다.

빅3의 영업실적 비교

                                                                                                                         (단위: 십억원) 

                                  자료: 각 사별 사업보고서 (실적비교의 용이성을 위해 개별재무제표를 활용)

조세일보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매출은 삼성이 3조9천억원으로, 4년 전인 2008년에 비해 56.8%의 외형성장을 했다. 이에 비해 LG는 14.9%, SK는 26.9% 성장에 그쳤다.

또한 지난 4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삼성SDS가 24.9%로 LG의 2.4%, SK의 11.4% 보다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고 작년엔 양사의 매출 합계액보다 330억원을 초과한 실적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2008년 이후 매년 LG, SK 양사의 영업이익 합계액을 초과해 왔다. 작년엔 삼성이 약 3500억원으로 양사의 합계액 2170억원보다 무려 1300억원을 더 벌어 들였다.

                                                         자료: 각사 사업보고서(개별재무제표기준)

◼정체된 국내 SI시장 경쟁심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

SDS는 지난 4년간 업계에서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보여 왔지만 앞으로도 그 추세를 이어 갈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최근 급속한 외형 확대에 따른 매출채권의 증가, 미수금 등 운전자본소요가 증가추세에 있고, 미래의 신 성장 사업인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인터넷, 빅데이타사업 등 IT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부지, 기계장치 등 자산매입으로 자본적 지출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다.

또한 정체된 국내시장의 영향으로 업체 간 경쟁격화에 따른 수익성의 저하 가능성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영업이익률이 한자리수인 8.9%로 떨어진데 이어 올 1분기엔 5.9%를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가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저가 수주경쟁에 따른 구조적 추세 전환의 신호인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SDS관계자는 “1분기 영업이익률이 떨어진 이유는 종속기업인 크레듀의 주가가 하락하여, 시가평가로 인한 평가손실 220억원을 반영한 결과”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삼성은 이익률이 떨어지는 저가 수주는 절대 하지 않는다.”며 “투자유가증권 평가손실을 제외하면 영업이익률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며 1분기 영업이익률 하락은 일시적인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공공부문 매출감소 만회할 신 성장 분야 주력

지난 5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의 개정으로 내년부터 대기업계열 SI업체들의 공공부문 입찰참여가 일부 예외사항을 제외하고 전면 금지된다. 공공부문의 매출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삼성SDS관계자는 “국내IT서비스 시장은 최소 인건비 상승률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SW산업진흥법 개정 등으로 공공시장 참여 기회가 줄어들어 여건이 나빠졌다”며 우려감을 표명했다.

삼성SDS는 이에 따라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중이다”며 “공공시장 참여 제한을 만회하기 위하여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융복합형 DSC, SIE 및 전자정부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S는 모바일사업, 디지털 복합공간(Digital Space Convergence)사업 외에 물류 쪽으로도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등 전자계열사의 통합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의 국내물류를 담당하는 삼성전자로지텍의 작년 매출규모가 1조2천억원 수준인데 다른 계열사들의 물류부문 매출액의 상당부분을 넘겨받을 경우 일감몰아주기 논란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이어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