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세무조사를 받을 때 조사를 나온 분들은 고압적인 부분이 있더군요. 뭐 조사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 이해는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때 추징액은 적었고, 조사 나온 분들로부터 성실납세를 인정받았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유기화학제품 및 화공약품를 생산·판매하는 KPX케미칼(대표이사 이상목)은 지난 2009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 추천으로 모범납세자로 지정된 데 이어, 이번엔 모범납세자 후보자 명단에 오르자 정부포상에 대한 기대가 큰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무역의 날에 수출탑은 받았지만 국세청에서 받은 것은 없었다"며 "관할 세무서에서 연락이 왔는데 국세청장상 이상을 받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 좋아했다.
이 회사가 성실납세자로 인정을 받는 계기가 됐던 것은 서울청 조사국으로부터 지난 2009년에 2004년부터 2008년까지의 5년간 거래에 대한 세무조사를 받으면서부터.
2008년 매출액이 4674억원에 달했던 이 회사는 서울청 조사국의 정예요원들에게 40일이 넘는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고도 추징액이 1억2346만원에 그쳤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 조사를 나왔던 분들이 회사가 참 투명하게 세금을 납부했다고 감탄하더라"며 "이로 인해 지난해 5월엔 조사국 추천에 의해 모범납세자로 지정됐다"고 자랑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실제 세무조사를 받은 뒤 조사국 추천으로 모범납세자로 지정된 회사에 대해선 지정일로부터 5년간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에서 제외된다.
국세청 설명대로라면 이 회사는 2010년 5월 모범납세자로 지정돼 오는 2015년 5월까지는 세무조사를 비껴가는 혜택을 얻은 셈. 납세자의 날 정부포상을 받더라도 이런 저런 예외를 붙여가며 3년까지만 조사유예가 주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혜택이다.
이 회사는 4년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악몽 같은 세무조사를 통해 오히려 성실납세를 인정받는 계기가 되어 위기를 기회로 만든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표창을 받은 건 아니지만 모범납세자 지정으로 세무조사 유예를 받을 수 있다고 들었다"며 "그만큼 회사에서 투명하게 세금을 납부한 것을 인정받아 기쁘다"고 전했다.
한편, 이 회사는 올해부터 국세청이 시행하는 수평적성실납세제도를 통한 성실납세이행협약체결과 관련해선 국세청의 권고를 받기는 했지만, 회사 자체의 세무회계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해 동참하지 못했다.
KPX케미칼은 1974년 설립되어 35년간 한국 우레탄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해 왔으며 글로벌화된 화학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재 아시아 최대 Polyether Polyol 공장을 갖추고 우레탄산업의 기초소재를 공급함으로써 가구, 신발, 섬유산업의 초석을 다지는 동시에 자동차, 가전, 건축, 컨테이너 등 국가기간산업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최근 계열사인 KPX홀딩스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과제인 저탄소녹색성장을 통한 국가경쟁력강화에 발맞춰 그린·신소재기업 M&A도 추진중이라고 회사관계자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