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과 뗄 수 없는 끈끈한 인연(因緣)
열정의 공직자에서 삼일의 시어머니까지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참 묘하게 다가올 때가 종종 있지만 삼일회계법인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 인연의 신비함이 새삼 진하게 느껴진다.
특히 삼일을 창립하고 이끌어 온 서태식 명예회장과의 인연이 각별한 사람들은 수십년된 인연의 끈을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삼일회계법인 세무자문그룹의 차태균 고문은 삼일과 단단한 인연의 끈으로 이어진 사람이다.
■ 삼일과의 인연, 그리고 31년만에 지킨 약속
국세청 공직생활만 31년을 한 차태균 고문이 삼일을 만난 것은 국세청 공직생활 이후가 아닌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통상 회계법인이나 법무법인의 고문으로 자리잡은 공직출신들과는 좀 다른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상대를 다니면서 공인회계사 2차 시험에 합격한 청년 차태균은 3차 시험(당시에는 3차시험까지 있었음) 전에 치러야 하는 회계법인 시보생활을 삼일회계법인에서 보냈다.
그러나 공부에 남다른 능력을 가진 그는 시보생활이 끝나기도 전에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무원의 길로 들어서게 됐고, 삼일과의 인연은 끝나는 듯 했다.
당시 몇 명 안 되는 회계사중의 한사람이 다른(공직) 길을 간다고 하니 차태균 수습회계사를 지도했던 지도회계사는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고, 특히 "퇴직하고 나면 꼭 다시 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 지도 회계사가 바로 삼일의 설립자 서태식 명예회장이었다.
차태균 고문은 "당시에 서 회장이 공무원으로 가면 언제까지 일할 수 있냐고 해서 61살까지라고 했더니 '우리는 65살까지 일할 수 있다. 나중에 퇴직하더라도 삼일은 열려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오라'고 했다"고 회고했다.
이왕에 공직자의 길로 들어선 그는 사실 서 명예회장의 말을 깊이 새기지 않았지만 국세청이 한창 시끄러웠던 2006년 8월, 정년을 7년이나 남겨두고 명예퇴직을 하게 됐고, 당시 한국공인회계사회장으로 있던 서 회장은 그런 그를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불러들였다.
서 명예회장은 먼저 "전에 약속했으니까 와야할 것 아니냐"는 한 마디로 무려 31년이 지난 약속을 지켜줬고, 차 고문은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차 고문은 "삼일이 아니었다면 법무법인이나 개업을 선택했을지도 모르지만 시험만 합격하고 가보지 못한 '회계사의 길'에 대한 미련이 항상 남아 있었기 때문에 흔쾌히 삼일을 선택하게 됐다"며 "늦게나마 회계사의 길을 일부라도 걸어보게 되어 삼일에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차 고문이 삼일에 신세만 진 것은 아니었다.
1975년 공직자의 길을 선택했을 때 차 고문이 서태식 명예회장에게 자신의 자리를 대신할 사람으로 추천한 사람이 바로 지금의 삼일 회장인 안경태 회계사였다.
"유능한 사람을 소개해줘서 고맙다며 지금은 오히려 서 회장이 나에게 신세졌다고 할 정도"라는 차 고문과 삼일은 정말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셈이다.
■ '근성' 그 열정과 끈기로 살아온 Tax와의 삶
차태균 고문이 스스로의 장점으로 꼽은 것은 바로 '근성'이다.
차 고문은 "근성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한다. 은근과 끈기를 견지하고 싶고, 그것을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차 고문의 근성은 오랜 공직생활에서 여지없이 발휘돼 왔다.
1993년 국세청 전산실 과장으로 발령이 나자마자 맡은 업무가 김영삼 대통령이 추진한 금융실명제의 후속조치, 금융소득에 대한 종합과세를 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당시 국세청의 전산프로그램은 기초도 안 돼 있고, 용량도 적어 시스템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추진되는 일이어서 평소보다 예산편성도 쉬웠고, 당시 직속상관이던 박래훈(전 국세청 직세국장)씨의 적극적인 업무추진도 뒷받침됐었지만, 전입이 빈번한 전산과장 자리에 그가 3년간 열정을 쏟은 것은 특유의 근성이 발휘됐기 때문이다.
당시에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국세통합시스템 TIS다.
차 고문은 "개인적으로 친정(국세청)에 기여한 것을 꼽자면 TIS를 꼽고싶다. 그 때는 3년동안 여름휴가도 한번 안가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결과도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 열정의 공직자 삼일의 시어머니가 되다
공직에 열정을 쏟은 차태균이라는 국세공무원은 삼일회계법인 고문으로서도 뜨거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에서 그의 역할은 한마디로 '시어머니'와 같다.
그는 "삼일회계법인 세무자문그룹은 분야별로 고도로 전문화 돼 있다"며 "고도로 전문화되는 것이 자칫 내부에서 벽이나 칸막이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도록 중간 중간 조언하는 일이 나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분야별로 세분화돼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일을 맡겨서 고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것이 삼일의 전문화이지만 '네 일은 네가 하고 내 일은 내가 한다'는 식으로 전문화가 이뤄지면 칸막이 내에서만 정보가 통용되고 회계법인 전체의 공유가 어렵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차 고문은 "나는 특정 본부나 라인에 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이 눈에 들어온다. 그것을 계속적으로 지적하고 수정하는 역할을 하고싶다"고 말했다.
"세법개정에 국회, 정당, 단체 등의 정치적인 요구가 너무 많기 때문에 그런 요구를 자제해야한다"는 지적도 아끼지 않는 차 고문은 스스로 "천상 세금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결혼하기 전에는 몰랐지만 알고 보니 장인어른도 국세공무원 출신이더라"며 "Tax의 길은 전생부터 인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차태균 고문 약력]  ▲1953년 경남 창녕 ▲부산고-서울대 상대-서울대 행정대학원-국방대학원 국방관리학 석사 ▲1973년 공인회계사시험 합격 ▲1975년 제17회 행정고시 합격 ▲재무부(세제국), 국세청, 일선세무서 ▲부산지방국세청장, 국세청 법인납세국장(명예퇴직) ▲2006년 삼일PwC컨설팅 상임고문 ▲한국공인회계사회 국세연구위원회 위원장 ▲한국공인회계사회 조세부회장(現) ▲기획재정부 세무사 징계위원회 위원(現) ▲국세청 교육협의회 위원(現) ▲울산 과학기술대 겸임교수(現) ▲<내국세수 추계방법에 관한 연구>-석사학위논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