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들은 관세 인하 등 정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자재 관세 인하와 산업용 원료에 대한 개별소비세 면제 등 조세정책의 필요성도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5일 발표한 전국 504개 제조업체 대상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애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자재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추진해야할 과제로 '원자재 구매대금 지원 확대 및 대출조건 개선'을 꼽은 기업이 응답기업 중 40.7%로 가장 많았다.(복수답변 결과)
또 '수입관세 인하'도 38.1%로 시급한 정책과제로 꼽혔고, '공급업체의 담합 등 불공정거래 단속'(37.5%), '정부 비축물량 공급확대'(21.0%), '산업용 원료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면제'(20.4%)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 기업 4곳 중 1곳(24.8%)은 최근의 원자재가격 급등이 감내할 만한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고 판단했으며, '앞으로 약 10%까지는 감내할 수 있다'는 위기임박수준의 답변은 60.1%에 달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실제로 최근 구리가격은 1년 전에 비해 70% 상승했고, 니켈은 120% 이상, 알루미늄은 75% 이상, 아연도 70% 이상 가격이 올랐다.
원유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 6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가격은 고유가 대책이 나왔던 지난 2008년 10월 초 이후 최고수준인 배럴당 86.84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기업경영에 직접적인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한 기업이 31.9%였으며, 나머지 기업 중 61.3%도 '피해가 다소 있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생산비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53.0%), '구매 자금난'(41.1%), '원료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22.6%), '제품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감소'(21.9%) 등의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응답기업들의 69.2%가 원자재가 상승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답했고, 응답 대기업들 중에서도 절반이 넘는 54.4%가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답해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영기 대한상의 거시경제팀장은 "원자재가 상승의 이면에는 '글로벌경제 회복에 따른 원자재 수요증가, 달러화 약세, 원자재 공급국가의 자연재해 등 복합적인 요인이 내재돼 있다"며 "기업들도 다양한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원자재 구매자금 지원 확대, 수입관세 인하, 긴급할당관세 시행 등 정부의 지원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