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는 정부의 재정지출에 필요한 자금을 국민으로부터 강제로 징수하는 세금이다. 따라서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일생을 마칠 때까지 모든 사회, 경제활동을 세금과 함께하고 있다.
◆ 우리나라 조세제도의 변천
세무사제도는 조세제도의 발전과정에서 탄생했다.
조세는 국가의 재정수입 조달이 목적이므로 정치·사회·경제적 여건의 변화에 따라 발전되어 왔다.
삼국시대에는 조(祖)용(庸)조(調) 체제의 골격으로 조선후기까지 지속되어 오다가 1894년 조세금납주의 및 조세법률주의가 채택됨에 따라 근대적인 조세제도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일제식민지 시대의 조세는 식민통치를 위한 수탈수단으로 악용되었으며, 1945년 일제 패망시까지 증세(增稅)가 계속됐다.
1948년 정부수립과 함께 건전재정을 지향하면서 세무행정 기구의 정비, 일제세제와 잔재청산 등의 노력으로 1950년경에 세제가 안정기조로 전환되는 시기에 바로 6.25사변의 발발로 세제도 전시체제로 전환됐다.
전쟁이 종식되고 해외원조를 바탕으로 전후복구에 주력하였으며, 1961년 이후 자립경제를 기치로 경제개발에 착수하면서 이에 필요한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제도 개발세제로 정비하여 14개 세법을 제정 또는 개정하면서 조세체계가 현대화됐다.
따라서 조세체계가 현대화되면서 더욱 복잡해져 납세자는 어렵고 난해한 조세제도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 지원 받을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였으며, 정부는 막대한 재정수요 조달에 따르는 조세마찰을 최소하면서 세무행정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조력자가 필요했기 때문에 '세무사제도'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 세무사제도의 도입배경
세무사제도는 제1차 세계대전이 종식된 직후인 1919년 독일에서 '조세기본법'으로 처음 제정됐으며,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참 진행중이던 1942년에 '세무대리사법'을 도입했다.
우리나라는 5.16 직후인 1961년 9월 9일 법률 제712호로 '세무사법'을 제정했다.
이와 같이 세무사제도를 도입한 시기가 독일은 전쟁 직후이고, 일본은 전쟁중이었으며, 우리나라는 혁명 직후라는 특징이 있다.
그 이유는 전후복구 또는 전비조달, 혁명 후 자립경제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재정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새로운 조세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조세부담이 급격하게 증가되는 과정에서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재정수입 조달에 원할을 기하기 위해 완충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자격사'가 필요했던 것이다.
◆세무사는 어떤 일을 할까?
세무사는 납세자의 위임에 의해 조세와 관계 있는 다음과 같은 일을 한다.
1. 조세에 관한 각종 신고·신청·청구(과세전적부심사청구·이의신청· 심사청구 및 심판청구를 포함한다) 등의 대리와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개발부담금에 대한 행정심판청구의 대리
2. 세무조정계산서와 그밖의 세무 관련 서류의 작성
3. 조세에 관한 신고를 위한 장부작성의 대행
4. 조세에 관한 상담 또는 자문
5. 세무관서의 조사 또는 처분 등과 관련된 납세자 의견진술의 대리
6.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개별공시지가 및 단독주택가격·공동주택가격의 공시에 관한 이의신청의 대리
7. 해당 세무사가 작성한 조세에 관한 신고서류의 확인. 다만, 신고서류를 납세자가 직접 작성하였거나 신고서류를 작성한 세무사가 휴업하거나 폐업하여 이를 확인할 수 없으면 그 납세자의 세무조정이나 장부 작성의 대행 또는 자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세무사가 확인할 수 있다.
8. 그밖에 제1호부터 제7호까지의 업무에 딸린 업무
◆ '세무사'는 국민의 편의와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전문자격사다
1960년대부터 시작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수출증대정책의 성공으로 우리나라의 경제는 고도성장기를 거처 세계 10위권에 가까운 경제 규모로 성장했다.
경제활동의 증가와 변화에 따라 조세제도와 세정도 매년 변화하면서 선진화되어 내국세 세입이 1966년 700억원에서 2009년 약 165조 규모로 증가하였다. 또 세금의 종류는 국세와 지방세 합쳐 30여 가지로 확대되어 조세문제는 더욱 어려워 '세무사'가 아니면 접근이 어렵게 됐다.
따라서 조세문제는 어렵기 때문에 기업에서 능력 있는 직원을 채용하기가 쉽지 아니하며, 설사 채용하더라도 과다한 인건비 때문에 외부의 조세전문가인 세무사에게 의뢰하는 것이 비용이 저렴하고 책임과 전문성에도 차이가 있으므로 현재는 대부분의 기업이 아래와 같은 세무에 관련된 업무는 '세무사'에게 위임하여 처리하고 있다.
1. 납세자에게 부과되는 세금이 위법부당하고 판단되는 경우, 세무사는 납세자를 대리하여 세금이 부과되기 전에 조사관서에서 과세예고통지를 받으면 과세전적부심사청구를 할 수 있으며, 세금이 부과된 이후에는 과세관청이나 그 상급관청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에서 기각되거나 또는 이의신청을 거치지 아니하고 바로 국세청에 심사청구를 하거나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
또한 '부동산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에 따른 토지의 개별공시지가 및 단독주택가격·공동주택가격의 공시에 관한 이의신청의 대리를 할 수 있다.
정부의 위법·부당한 처분에 대해 납세자가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조사관청에서부터 조세심판원까지 행정심판 절차에 의하는 경우와 법원의 사법심판 절차에 의해 구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사법심판의 경우에는 변호사에게 의뢰해야 하고 행정법원에서 대법원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므로 소액의 경우에는 권리구제를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조세에 관한 전문가인 '세무사'가 대리하는 행정심판의 경우에는 신속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과세전적부심청구에서부터 심판청구'까지 일관하여 어려운 납세자를 도와주고 있다.
2. 사업을 하는 개인이나 법인은 매년 1회 결산을 하여 소득세 또는 법인세를 신고·납부하여야 하며, 이때 일정요건에 해당하는 개인이나 모든 법인은 세무조정계산서를 첨부하여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세무조정계산서를 첨부하는 취지는 기업회계와 세무회계의 차이를 조정하여 정확한 과세소득을 계산하기 위한 절차이다.
세무조정계산서를 납세자가 직접 작성하는 경우에는 전문성 부족으로 과세소득을 과다하게 계산하거나 세액감면 등을 과소 계상한 경우에는 필요 없는 세금을 더 많이 납부하게 된다. 또 과세소득을 과소하게 계산하거나 세액감면 등을 과다하게 계상한 경우에는 무거운 가산세를 더해 추징될 뿐만 아니라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될 수 있어 납세자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따라서 납세자의 불이익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저렴한 비용으로 조세전문가인 세무사가 세무조정계산서 작성과 소득세와 법인세의 신고대리를 위임 받아 처리하는 것이다.
3. 사업자가 법인세 및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첨부하는 재무제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사업에 관련된 모든 매입·매출과 비용 등을 기업회계기준에 적합하게 기장하고 장부를 보관하도록 세법에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를 불이행하는 경우 가산세를 부과하고 세무조사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사업자가 사업장 내에서 기업회계기준에 적합하게 기장하기 위해서는 회계처리에 관한 상당한 지식과 경력이 있는 자를 채용해야 함으로 임금 등의 비용부담은 과중하면서도 전문성은 세무사보다 떨어진다.
따라서 '세무사'가 납세자의 세무신고를 위해 장부작성을 대행하는 경우, 기업 내부에서 직접 처리하는 것보다 10분의 1 정도의 저렴한 보수로 가능하고 전문가로서 보다 정확하게 장부를 작성할 수 있다.
4. 납세자는 세무조사를 가장 두려워할 뿐만 아니라 세무조사를 하는 기간에는 마음 놓고 사업을 할 수 없다.
따라서 납세자의 불편을 들어주고 안심하고 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법인세, 소득세, 상속·증여세 등 세무조사를 받을 때 납세자를 대신해 세무사가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의견진술을 할 수 있다.
5. 세무사가 법인세와 소득세 이외에도 상속·증여세, 양도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모든 세금을 계산해 신고대리함으로써, 납세자는 정확한 신고와 더불어 세무사 보수보다 많은 신고세액공제를 받을 수도 있다.
또한 세무사가 신고대리한 모든 서류에 대하여 확인업무를 할 수 있으므로 납세자는 세무관서에 가지 않고서도 정부·지방자치단체 및 공기업과 금융기관 등에서 요구하는 납세증명서와 재무제표를 비롯한 세금신고서에 첨부된 모든 서류에 대해 확인서를 세무사로부터 발급 받아 제출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6. 이외에도 '세무사'는 기업의 세무관련 자문, 비상장법인의 주식평가업무, 종합적인 세무컨설팅업무, 급여 관련업무 등과 세금과 관련 있는 모든 부대업무를 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국민과 납세자는 조세전문가인 '세무사'에게 위임해 처리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으므로 '세무사'는 국민의 편의와 권익보호를 위해서 노력하는 자격사이다.
◆ '세무사'가 국세행정 전산화와 선진화에 일익을 담당함으로써,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1. 현행 세법에서는 모든 개인과 법인사업자에게 여러 가지 협력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이행하더라도 오류가 발생되는 경우 가산세 등의 제재를 가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신고서와 과세자료를 전자로 신고하고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모든 사업자는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되는 매입·매출 거래시 세금계산서 및 계산서 또는 신용카드매출전표를 수수하여 부가가치세 등을 신고할 때 합계표를 제출하여야 한다.
◇이자·배당소득, 근로소득, 퇴직소득, 연금소득, 기타 소득 등의 소득금액을 지급하는 자는 원천징수의무와 더불어 지급조서를 제출해야 한다.
◇ 모든 법인과 소규모사업자를 제외한 개인사업자는 복식부기에 의한 장부를 비치·기장해야 한다.
◇ 개인 복식부기의무자가 사업과 관련하여 재화 또는 용역을 거래하는 경우, 금융기관의 '사업용계좌'를 사용해야 한다.
◇ 신용카드가맹점 및 현금영수증가맹점의 가입과 신용카드매출전표와 현금영수증 발급이 의무화되어 있다.
◇ 2011년부터 일정규모 이상 사업자에 대해 전자세금계산서 교부가 의무화된다.(2010년도는 임의)
2. 이와 같은 각종 협력의무를 이행하는 수단이 전자신고제도가 도입되기 이전까지는 납세자가 각종 신고서류와 세금계산서 등을 수기(手記)로 작성해 제출하였으며, 국세청에서는 모든 신고서와 수집된 자료를 수기로 작성하고 집계하거나, 일일이 컴퓨터에 입력하여 집계하는 등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와 국세행정이 전산화되고 컴퓨터의 보급이 보편화되면서 국세기본법에 '전자신고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세무사'의 적극적인 협조로 지금은 대분의 신고서류와 세금계산서 등을 온라인으로 신고하고 있으며 2008년 법인세의 경우 전체 신고 중 96.76%가 세무사에 의해서 신고되고 있다.
전자세정의 발전에 따라 2004년도와 2008년도를 비교해보면, 국세청 세입은 110조에서 157조로 42% 증가하였으나, 국세청 직원정원은 1만5329명에서 1만8341명으로 19%만 증가하였으며 100원당 징세비는 0.86원에서 0.79원으로 줄어들었다.
또한 국세청의 전산장비는 2만9834대에서 4만6878대로 증가하였으나, 전산인력은 903명에서 840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와 같이 국세청의 내국세수입과 과세자료 처리는 증가하는데 비해 징세비 비율과 전산인력이 줄어드는 이유는 전산장비의 현대화도 있으나, 그 보다는 '세무사'가 납세자를 대리하여 신고서류와 과세자료를 전자로 신고하고 제출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무사의 역할이 국세행정에서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며, 정부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세무사는 납세자로부터 보수는 더 받지 못하면서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 납세자에게 부여된 각종 협력의무를 대리해 이행함으로써 사무소 운영비가 크게 증가해 결국 정부의 징세비용 중 상당부분을 세무사가 부담하는 형국이 됐다.
세무사 송 춘 달(한국세무사회 세무연수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