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사람 본성을 무시한 세율은 세수 떨어뜨린다"
상속세율 인하, "고세율이라고 해서 세수 더 들어오는 것 아냐"
기획재정부는 이르면 9월 하순경 전반적인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1일 '2008년 세제개편안' 모두발언을 통해 "전반적인 종부세 개편은 지금 관계부처와 함께 마련 중인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광범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과 함께 이르면 9월 하순경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도소득세의 고가주택의 범위가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조정된 만큼, 종부세의 고가주택도 같은 범위에서 조정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이희수 재정부 세제실장은 "양도세와 종부세는 다르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이희수 세제실장은 "양도세는 실거래가를, 종부세는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걷는다"며 "양도세 고가주택 기준이 달라졌다고 해서 종부세가 달라져야 하는 것은 비약"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또 "상속세 최고세율이 기타 세율을 합해 90%를 넘은 적이 있었다"며 "사람의 본성을 무시하고, 감세 본능을 무시하는 것은 경제를 위축시키고 세수도 떨어진다"며 상속세율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강 장관은 "경제적 국경이 열려 있는 상황에서 유난히 높은 세율을 유지하면 경제가 위축되고 이렇게 되면 저소득층에 대해 피해가 간다는 것을 지난 정부에서 봤다"며 "한 해라도 먼저 세율을 인하하면 경제성장에 유리해진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강만수 재정부 장관과 이희수 세제실장의 일문일답.
□ 당초 세제개편 발표 일정보다 일주일간 연기된 이유는
-(강만수) 일부 의견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 내년 재정건전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강) 이번 세율을 경감한 것은 작년 조세이연금 14조원이 있었고, 구조적으로 늘어난 부분을 세율 인하로 충당하고,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부분은 일시적으로 경감되는 조치로 상충하면 된다.
□ 내년 세수가 14조2350억원이 감소할 것이라고 하는데 법에 따르면 세제개편안에는 5년치 세수효과를 담도록 돼 있다. 5년치로 봤을 때 세수(감소)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이희수) 세수효과 분석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제일 쉽게 하고, 내년도에 가장 많이 반영되기 위해서 이런 표현을 썼다(1년치 세수만 자료에 담았다).
□ 내년 경제성장률을 어느 정도로 잡고 세제개편을 추진했는가
-(강) 지금 단계에서 내년 성장률을 얘기하는 것은 어렵다. 내년도 성장률이 어떻든 간에 재정이 부족하던지, 남는지 와는 크게 관계가 없다.
□ (양도세) 고가주택의 범위를 9억원으로 상향조정하고, 상속세를 내리는 것은 상위 계층을 위한 세부담 완화가 아닌가
-(강)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소득세율보다 상속세율이 낮다. 고소득층이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은 과거에 높은 세율 제도가 옳았느냐, 그렇지 않았느냐를 보는 것에 대한 차원이다. 2008년 세제개편도 보는 측면에 따라 고소득층이 세금을 많이 내도록 돼 있다.
□ 상속증여세율 인하가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가
-(이) 상속세도 구간 별(10~50%→6~33%)로 낮춰지기 때문에 과표구간이 낮을수록 경감률이 높도록 개정했다. 경제 살리기 등과 관련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기왕이면 국내에서 하지, 해외에서 하지 않겠다' 라는 심정적 차원이다.
□ 최근 몇 년간 세제개편보다 과감하다. 국회 공전으로 정부에서 마련한 계획이 제대로 시행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야당의 반발은 어떻게 할 것인가
-(강) 지난 10년간 경제지표를 보면 뭔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한국은행에서 연구한 바에 의하면 작년 추가 세수 14조원을 안 거뒀다면 투자는 1.8%, GDP는 1% 늘어났을 것이라는 연구도 있다.
□ 장관께서 늘 감세에 대해 말씀을 하셨는데 올해 세제개편안이 장관의 소신이 반영된 것인가
-(강) 제가 세제실장이었던 당시(1994년~1995년) 상속세율을 일괄해서 40%로 낮췄지만, 1996년 세수는 감소하지 않았고, 1997년에는 오히려 증가했다. 고세율로 해서 세금이 더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상속세율 33%가 갖는 의미가 있다. 아무리 소득이 많아도 정부가 1/3정도 거둬 가는 것은 (납세자들이)수긍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