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사실 중 '김문기와 골프 안 쳤다', '국토부 협박' 발언…모두 유죄
'김문기 모른다' 부분 일부 무죄 판단
백현동 용도 변경 특혜 의혹에 "스스로 검토하여 변경한 것"
法 "허위사실 공표로 민의 왜곡…죄책 가볍다 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허위사실공표 공소사실 중 '해외출장 중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부분과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변경 특혜 의혹 관련 "국토부의 협박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유죄로 봤다.
김문기 전 처장 관련 발언의 경우 △성남시장 재직 시 김문기의 존재를 몰랐다 △해외 출장 중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 △도지사가 되고, 공직선거법위반으로 기소된 다음에 김문기를 알게 되었다'는 등 부분 중 '해외 출장 기간 중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한 부분은 허위사실로 유죄가 인정됐다.
다만, '성남시장 재직시 김문기를 몰랐다'라고 말한 부분은 일체의 교유행위가 없었다는 의미로 단정할 수는 없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아 일부 무죄 판단을 내렸다.
이는 이유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유무죄는 전체적인 유죄 부분과 법률상 하나의 죄 관계에 있는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라고 판단하는 경우 판결 이유에서 그런 취지라는 판단을 내놓기는 하지만,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재판부는 "이 부분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이와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 김문기 관련 공직 선거법위반죄(이 사건 골프 발언 부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따로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선 "국토교통부에 압박에 의한 게 아닌 이 대표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백현동 부지에 대한 준주거지역으로의 변경은 성남시 자체적 판단에 의한 것이고, 성남시장인 피고인이 스스로 검토하여 변경한 것"이라며 "용도지역 변경은 의무조항에 근거해 국토부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한 게 아니라 스스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나 성남시 담당 공무원들이 국토부 공무원들로부터 의무조항에 근거하여 용도지역 변경을 해주지 않을 경우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을 당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양형과 관련해선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에게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경우 민의가 왜곡되고 대의민주주의 본질이 훼손될 염려가 있어 죄책이 가볍다 할 수 없다"며 "피고인을 향해 제기된 의혹이 국민의 관심사인 상황에서 방송 매체를 이용해 파급력과 전파력이 컸다. 내용도 모두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에 관한 중요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죄책과 범죄가 상당히 무겁다"며 "선거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야 하지만 허위사실 공표로 인해 잘못된 정보를 수집해 민의가 왜곡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고인이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한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5년간 선거권·피선거권이 박탈돼 2027년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다.
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지난 대선 선거비용 434억원도 반납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