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ITC(근로소득지원세제)에 대한 구체적 밑그림이 제시된 22일 EITC 정책토론회에서는 적용 대상 및 급여범위를 너무 좁게 잡는 등 보수적으로 설계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많았다. 정부의 담당 실무자들은 이에 대해 제도도입 초기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엄격하게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을 |
 |
이와 함께 현재 국세청의 인력체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소득파악에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다음은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백운찬 재정경제부 EITC추진기획단 부단장과 이병대 국세청 소득파악인프라추진단 단장의 발언내용이다.
□ 백운찬 재정경제부 EITC추진기획단 부단장
기본적으로 왜 EITC를 실시하는지 문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근로빈곤층에 대해 소득을 지원하고 일을 많이 할수록 인센티브 줘서 일을 많이 하게 만들겠다는 취지이다.
이 제도는 작년 8월에 도입하자고 결정해서 지금까지 재정경제부가 추진기획단을 만들어 활동해왔으며, 한국조세연구원은 그동안의 용역결과를 정부제출 전에 발표하게 된 것이다. 올해 정기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소득기준으로 2008년부터 EITC 급여를 지급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조세연구원이 정부에 제출하려고 하는 이 보고서 내용을 보면 세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먼저 규모(급여액수)의 부분. 대부분 적다고 하는데, 한편에서는 크다는 의견이 있다.
두 번째는 적용대상. 범위를 너무 적게 잡은 게 아니냐는 의견과 함께 과세소득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집행측면에서는 너무 많다는 얘기도 있다.
마지막으로 기초수급자 적용여부의 문제인데, 적용을 하지 않는 게 낫다는 입장이 많았다.
여기에 대한 EITC추진기획단의 입장은 크게 제도 집행의 가능여부, 형평성, 예산부분 등을 감안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최대급여액 80만원이 너무 적다는 것은 시행초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엄격히 적용한다는 점이다. 아동이 1명, 2명 있다는 것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소득 등 다른 조건이 같은데, 부양아동이 1명이기 때문에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적용대상이 크게 늘어나고 소요예산도 급증할 것이다.
물론 저소득층의 지원을 위해 적용대상을 많이 하고 싶지만, 제도의 안정적 착지를 위해 엄격히 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2013년 이후까지 총4단계를 거쳐서 미국수준으로 급여 및 적용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며, 그렇게 되면 효과가 결코 적지만은 않다는 걸 분명히 해둔다.
또한 기초수급자 적용문제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자체를 중복적용할 경우 근로유인이 있느냐, 탈수급 효과가 있느냐, 현 제도에 안주하려는 효과가 있느냐 등의 측면을 판단해 면밀히 검토하겠다.
마지막으로 지급조서 제출 등 EITC급여 신청방법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는데 적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간편하게 만들 계획이며 정부에서 심층적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부처간 협의 거쳐 올해 정기국회까지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 이병대 국세청 소득파악인프라추진단 단장
정책의 목적이 아무리 좋더라도 집행을 위해서는 먼저 예산 및 기구가 있어야 한다. EITC제도는 국세청이 기구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국세청 입장에서 현 제도가 집행이 가능한지, 그에 대한 애로사항은 없는지 등의 문제가 전제되고 만들어져야 한다.
국세청은 소득파악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국세청은 흔히 얘기하는 힘의 존재가 아니다. 납세자들이 신고하는 수준, 인력으로 할 수 있는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인력체계에서 그것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물론 파악할 수는 있겠지만 인력 및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 것이다. 만일 국세청 직원 1만7000명이 올스톱해서 1년동안 한다면 다 할 수 있겠으나 현재 국세청이 할 수 있는 업무가 있으며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
근로소득자의 경우에도 소득파악률이 아직 72% 수준밖에 되지 않으며 28%는 못하고 있다. 전부 일용근로자로서 진정으로 혜택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국세청의 숙제다.
특히 국세청의 인력을 늘리지도 않은 상황에서 소득파악을 집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동안 국세청은 놀고 있지 않았다. 다만 소득파악이라는 과외의 일을 준 것이며, 우리에게 소득파악을 100% 다 해내야 한다는 것은 무리한 요구이다.
EITC는 부부합산이기 때문에 남편 뿐아니라 부인까지도 정확히 파악해야 부정수급을 완벽히 막을 수 있다.
미국도 제도를 시행한지 30년이 넘었지만 부정수급률이 30%에 이른다. 우리나라가 그렇게 된다고 보면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국세청에서는 EITC제도를 시행하면서 100% 정확한 수급을 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는지 노력하고 있다.
또한 실제로 지급조서를 작성할 수 있는 사람이 현재로서는 많지 않은데 일단 지급조서를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
적용대상을 무주택자에 대해서 한정한 것은 국세청의 입장을 이해해서 만든 것으로 보이며 시행단계에서 당연하다고 본다. 주택에 대한 가액을 일일이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기초수급자 판정은 그 해의 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반면, EITC는 전년 소득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수급자의 경우에 따라 나중에 다시 뒤집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선 초창기에는 타 기관에서 해놓은 것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중복지급하는 것은 배제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소득파악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애로사항이 많다. 인력확충이 없는 상황에서 내년까지 다 마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인력을 늘린다고 해서 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인력으로 보충하는 것이 필요하며 제도적으로도 여러 사람이 노력해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