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당선 직후 "인사청탁하면 패가망신할 것"이라며 "다른 청탁을 하면 세무조사를 통해 살아남지 못하도록 엄청난 타격을 입히겠다"고 말해 야당과 언론의 집중적인 비난을 받았다.
한나라당과 언론은 연일 이 같은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청탁근절을 위해 세무조사까지 동원하겠다는 것은 법과 절차를 무시한 제왕적 발상"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고 "정치적 목적으로 세무조사가 남용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낸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인사청탁 근절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힌 것'이 본래의 취지였다 하더라도 이 말에서 국민들은 '세무조사'를 이용하면 뭐든 해결할 수 있는 모양 이라는 생각을 진하게 가지게 되었다.
남발되는 '국세청 통보'…행정편의주의 발상
노 대통령의 예 뿐 아니라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 세무조사라는 '엄포'를 각 부처 여기 저기서 수없이 남발했다. 건교부, 교육부, 서울시 등 행정기관들이 각종 행정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말미에 어김없이 '국세청 통보'라는 엄포를 놓은 것이다.
최근에도 경찰과 금감원 등에서 불법 사채업자 단속 후 국세청에 통보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지난해에는 특히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 바람이 불자 서울시 등 행정당국이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내면서 '세무조사'라는 강력한 무기를 내세웠었다. 또 '고액과외자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 방침'도 있었다.
그러나 국세청은 이 같은 발표에 앞서 이들 기관들과 업무협의는 고사하고 사전통보도 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당혹감에 빠지는 사례가 많았다. 혹 자료가 통보된다 하더라도 이를 국세청에서 다시 분류하고 세무조사를 실시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조사를 하는 것으로 오인돼 오히려 세무행정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각 행정기관들이 '국세청 통보'라는 말을 남발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며 "이들 기관들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도 해보지도 않고 국세청에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세무당국의 본래 업무인 과세와 관련이 없는 일에 행정력을 낭비할 소지가 크다"며 "국세청이 모든 행정조치의 '악역'을 담당하는 듯한 인상을 줘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가의 보도'式 세무조사 지양해야
'전가의 보도(傳家寶刀)'는 본래 '집안 대대로 전해지는 보검'을 뜻하는 말로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는 결정적 방법이나 수단을 가리킬 때 쓰이며 보통 어떠한 한 가지 사실만을 가지고 자주 들먹인다는 뜻으로도 자주 이용된다.
이 '전가의 보도'와 가장 많이 어울리는 말 중에 하나가 바로 국세청의 '세무조사'. 그 만큼 세무조사라는 말이 빈번하게 방송이나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
결국 과세당국이 아닌 다른 부처에서도 '세무조사'라는 말을 남발하고 있어 조사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불안감을 가중시켜 조세저항을 불러온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가의 보도식 세무조사의 남발로 인해 불성실신고자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는 본래 목적이 흐려지는 동시에 정상적인 조사에 대해서도 다른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이 문제"라며 "조사권이 제자리를 찾도록 이 같은 관행은 지양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세무조사가 타 부처에서 조차 '최후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인식된데는 국세청의 책임도 크다. 성실납세를 위한 최후의 담보수단이라고 하는 세무조사가 정치적 목적으로 자주 이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더 이상 세무조사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면 전가의 보도를 휘두른다는 얘기는 듣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경기 좋으면 하고 경기가 나쁘다고 조사를 하지 않는 것은 정치적인 고려 아닙니까." 한 대기업 간부의 쓴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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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언론은 연일 이 같은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청탁근절을 위해 세무조사까지 동원하겠다는 것은 법과 절차를 무시한 제왕적 발상"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고 "정치적 목적으로 세무조사가 남용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낸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인사청탁 근절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힌 것'이 본래의 취지였다 하더라도 이 말에서 국민들은 '세무조사'를 이용하면 뭐든 해결할 수 있는 모양 이라는 생각을 진하게 가지게 되었다.
남발되는 '국세청 통보'…행정편의주의 발상
노 대통령의 예 뿐 아니라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 세무조사라는 '엄포'를 각 부처 여기 저기서 수없이 남발했다. 건교부, 교육부, 서울시 등 행정기관들이 각종 행정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말미에 어김없이 '국세청 통보'라는 엄포를 놓은 것이다.
최근에도 경찰과 금감원 등에서 불법 사채업자 단속 후 국세청에 통보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지난해에는 특히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 바람이 불자 서울시 등 행정당국이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내면서 '세무조사'라는 강력한 무기를 내세웠었다. 또 '고액과외자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 방침'도 있었다.
그러나 국세청은 이 같은 발표에 앞서 이들 기관들과 업무협의는 고사하고 사전통보도 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당혹감에 빠지는 사례가 많았다. 혹 자료가 통보된다 하더라도 이를 국세청에서 다시 분류하고 세무조사를 실시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조사를 하는 것으로 오인돼 오히려 세무행정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각 행정기관들이 '국세청 통보'라는 말을 남발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며 "이들 기관들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도 해보지도 않고 국세청에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세무당국의 본래 업무인 과세와 관련이 없는 일에 행정력을 낭비할 소지가 크다"며 "국세청이 모든 행정조치의 '악역'을 담당하는 듯한 인상을 줘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가의 보도'式 세무조사 지양해야
'전가의 보도(傳家寶刀)'는 본래 '집안 대대로 전해지는 보검'을 뜻하는 말로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는 결정적 방법이나 수단을 가리킬 때 쓰이며 보통 어떠한 한 가지 사실만을 가지고 자주 들먹인다는 뜻으로도 자주 이용된다.
이 '전가의 보도'와 가장 많이 어울리는 말 중에 하나가 바로 국세청의 '세무조사'. 그 만큼 세무조사라는 말이 빈번하게 방송이나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
결국 과세당국이 아닌 다른 부처에서도 '세무조사'라는 말을 남발하고 있어 조사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불안감을 가중시켜 조세저항을 불러온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가의 보도식 세무조사의 남발로 인해 불성실신고자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는 본래 목적이 흐려지는 동시에 정상적인 조사에 대해서도 다른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이 문제"라며 "조사권이 제자리를 찾도록 이 같은 관행은 지양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세무조사가 타 부처에서 조차 '최후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인식된데는 국세청의 책임도 크다. 성실납세를 위한 최후의 담보수단이라고 하는 세무조사가 정치적 목적으로 자주 이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더 이상 세무조사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면 전가의 보도를 휘두른다는 얘기는 듣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경기 좋으면 하고 경기가 나쁘다고 조사를 하지 않는 것은 정치적인 고려 아닙니까." 한 대기업 간부의 쓴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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