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겨울 무기로 삼아…"크리스마스 선물로 우크라 에너지 시설에 미사일"

젤렌스키 "푸틴, 고의로 크리스마스에 공격…비인도적"

러 70개 미사일·100개 드론 동원…에너지 인프라 노려

키이우 등 곳곳서 정전…하르키우 주민 50만명, 추위에 노출

러시아가 크리스마스인 25일(현지시간)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과 일부 도시를 공격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격에) 70개 이상의 미사일과 100개 이상의 공격용 드론이 동원됐다"며 "오늘 푸틴은 고의로 크리스마스를 공격 시점으로 선택했다. 이보다 더 비인도적일 수 있겠는가"라고 비난했다.

이날 공격으로 동북부 하르키우에서 최소 6명이 부상자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에서는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하르키우가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역 주지사 올레흐 시니후보우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민간 비거주 기반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세르히 리사크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주지사는 "아침부터 러시아군이 드니프로 지역을 대규모로 공격해 전력 시스템을 파괴하려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했으며 하르키우 지역에서 약 50만명이 난방 없이 겨울의 추위에 노출됐다고 전했다. 헤르만 갈루센코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은 "러시아가 에너지 부문을 대규모로 공격하고 있으며 전력 공급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최대 민간 에너지 회사 DTEK은 올해 13번째 대규모 에너지 부문 공격이라고 밝혔다. 막심 팀첸코 DTEK 최고경영자(CEO)는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에 "필수 에너지 기반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공군 방어 탄약을 제공해달라"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밤사이 공군 방어 시스템으로 러시아 미사일 59개와 드론 54개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격이 키이우의 '군사 산업 복합체'를 지원하는 주요 에너지 시설을 겨냥했다며 목표를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올해 초부터 우크라이나 에너지 부문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 발전 용량의 절반가량을 파괴했다.

브리짓 브링크 주우크라이나 미국 대사는 "러시아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70개 이상의 미사일과 100개의 드론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는 우크라이나 가족들이 집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며 난방을 이용하는 에너지 기반 시설을 겨냥한 것"이라며 "러시아는 세 차례의 겨울 동안 겨울을 무기로 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