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양 매출 104억원 과대계상사건 조사하나

■ 104억원 매출과대계상 상대방은 류광지 회장의 동생
 
104억원 매출액 과대계상의 거래 상대방인 '에코퍼스트'는 조세일보 취재결과, 류광지 회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개인사업자)로 확인된다.

조세일보가 사업자 정보조회 사이트에 조회한 결과 에코퍼스트의 대표자는 류**씨로 류광지 회장의 동생과 이름이 같고, 에코퍼스트의 사업자등록 주소지를 보면 류광지 회장의 모친 장**씨와 류 회장의 동생으로 추정되는 류**씨의 소유 부동산 소재지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코퍼스트의 사업자등록 주소지 : 대구광역시 군위군 **면 **길 ***-9(대구광역시 군위군 **면 **리 5**) ▲류광지 회장의 모친 장**과 류 회장의 동생으로 추정되는 류** 등이 공유자로 되어 있는 부동산 소재지 : 대구광역시 군위군 **면 **리 5**

■ 에코퍼스트에 관리1등급을 부여한 것은 적정했나?

금양의 감사는 "에코퍼스트에 대한 여신한도설정신청서는 당사의 내규에 따라 적정하게 작성"되었으며 "대표이사가 에코퍼스트 거래에 대해 부당한 지시나 압력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 여신한도설정서가 대기업 또는 우량기업에 한하여 부여하는 내규상 여신한도가 무제한인 관리1등급인 점 ▲에코퍼스트의 설립 당일에 승인이 이뤄진 점 ▲에코퍼스트가 류광지 회장의 동생이 설립한 개인회사인 점 등을 볼 때 "적정"이라는 표현과 "부당한 지시나 압력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는 표현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 104억원 매출과대계상 사건은 류**씨 단독 사건인가?
 
104억원 매출과대계상 사건은 금감원의 조사 결과에 따라 과징금부과 또는 증권발행제한, 감사인지정, 대표이사 및 담당임원 해임권고, 회사(임직원 포함) 검찰고발 등의 조치를 받을 수 있는 중차대한 사건인데 이러한 중요한 결과를 유발할 수 있는 거래를 형인 류광지 회장의 동의 없이 이뤄질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우선, 에코퍼스트 사업자등록일(2022년 9월 29일)에 금양 대표이사는 에코퍼스트를 관리1등급 거래처로 승인했는데, 업력이나 납품실적이 없는 (검증되지 않은) 신설 개인회사에 대기업에 주어지는 1등급 승인이 류 회장과 사전교감 없이 이뤄질 수 있는 일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금양이 신설 개인회사인 에코퍼스트에 104억원이나 되는 물품을 외상으로 판매한 후 외상대금을 상당기간 회수하지 않고 방치했다가 2024년 1월경 외부감사인에게 적발된 이후에 매출을 취소한 점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 104억 매출과대계상의 세법·회계상 위험성은?

금양의 2022년도 매출 104억원 과대계상은 정상적인 거래였을까? 조세일보가 몇 가지 내용을 분석해 본 결과, 매출 104억원 과대계상이 정상적인 거래로 보기엔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정상적인 거래라도 세금계산서 발급일 이후에 매출이 취소될 수 있다. 이 경우엔 매출이 취소된 시점에 상품을 돌려 받고 마이너스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여 매출을 취소하게 된다.

즉, 정상적인 거래라면 2022년도에 발행한 세금계산서와 장부를 고치지 않고 매출이 취소된 시점에 마이너스 계산서를 발행하고 상품을 돌려 받은 후 매출장부에 취소된 금액만큼 매출 감소를 기재하게 된다.

그런데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거래 발생 시점의 재무제표인 2022년도 재무제표를 수정하라고 지적했고, 실제로 금양은 매출이 취소된 시점의 재무제표가 아닌 매출 발생 시점의 재무제표(2022년 귀속)를 수정했다.

또한, 정상적인 외상 매출거래라면 금양은 외상매출금의 회수를 위해 노력했을 것이고 어떤 이유로 인해 상당기간 외상매출금을 받지 못했다면 대손으로 처리하든지, 상품을 돌려 받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그런데 금양의 내부감사인은 '회계부정 조사결과 및 회사의 시정조치 결과'라는 제목의 문건에서 회계부정에 임직원이 연루됐고 이에 대해 "무리한 업무처리를 확인했으며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표현은 이 거래가 추후 마이너스 세금계산서로 취소할 수 있는 정상거래가 아님을 나타낸다할 것이다.

금양 역시 증권신고서에 "금감원의 감리 등 결과에 따라서는 과징금부과 또는 증권발행제한, 감사인지정, 대표이사 및 담당임원 해임권고, 회사(임직원 포함) 검찰고발 등의 조치를 받을 수 있으며 매매거래정지가 될 수 있다"고 공지한 것 역시 이 거래가 정상거래가 아님을 가리키는 것이라 할 것이다.

이외에도 104억원의 매출이 정상적인 거래인지에 대해 석연치 않은 대목이 있다. 금양의 내부감사가 밝힌 부가세 환급금 관련 대목이 그것이다.
 
금양 감사는 "에코퍼스트는 2023년 6월 가산세 등을 제외한 9억 9100만원의 부가세 환급금을 구미세무서로부터 받았고 동년 6월 9억 3000만원, 동년 10월 1억 2000만원 총 10억 5000만원을 당사에 입금했다"고 밝혔다.

매출취소로 마이너스 계산서가 발행되면 에코퍼스트는 환급받았던 9억 9100만원의 부가세를 구미세무서에 반납해야 하며, 금양은 매출 104억원에 대해 원래 납부했던 부가세를 추후 관할세무서로부터 환급(또는 추후 납부할 부가세에서 차감)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에코퍼스트는 세무서에 반납해야 할 부가세를 금양에 직접 입금한 것이다.

◆ 자금사정이 어려운 금양, 104억원의 외상매출금 상당기간 방치
 
금양은 2차전지 관련 매출이 없어 2022년 사업년도에 83억원이 넘는 세전손실을 기록한 적자기업이며 2023년에 기장공장 공사계약금으로 300억원을 대출받아 지급해야 할 정도로 자금부족을 겪고 있는 기업이다.

이러한 금양이 104억원이란 거액의 외상매출금을 상당기간 받지 않고 방치한 이유는 외상매출금을 독촉할 수 없는 사유, 즉 정상거래가 아닌, 실물거래 없는 허위거래였기 때문이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만약에 금양이 실물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를 발부하여 매출을 과대계상했다면 이는 세법상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 발행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금양은 허위매출로 실적을 부풀린 분식회계를 자행한 것이 된다.

단순 실수가 아닌 고의로 고액의 허위 세금계산를 발행하는 행위는 조세범처벌법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

또한, 실물거래 없는 거래였다면 에코퍼스트는 허위 매입세금계산서로 세무서에서 부가세를 환급 받았으므로 부가세 부정환급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 104억 매출 과대계상.. 다음 해 금융기관 차입 300억원

매출이 허위로 과대계상 된, 즉 분식회계에 의해 실적이 실제보다 부풀려진 재무제표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았을 경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대법원은 판결문(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2도7262)에서 사기죄는 상대방을 기망하여 하자 있는 상대방의 의사에 의하여 재물을 교부받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분식회계에 의한 재무제표 등으로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대출을 받았다면 사기죄는 성립하고,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의 유무 그리고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고, 사후에 대출금이 상환되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 금양, 오너형제 리스크 노출... 결과는

이처럼 금양의 104억원 매출과대계상은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금양의 내부감사는 이 사건에 대해 "회계부정에 임직원이 연루됐다"며 "무리한 업무처리를 확인했으며,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금양 스스로도 이 사건에 대해 "향후 회계부정으로 조사받을 위험이 있다"며 "향후 금융감독원의 심사 혹은 감리가 진행된다면 감리 등 결과에 따라서는 과징금부과 또는 증권발행제한, 감사인지정, 대표이사 및 담당임원 해임권고, 회사(임직원 포함) 검찰고발 등의 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류광지 회장의 동생이 연루된 회계부정 사건, 즉 금양 오너형제 리스크에 대해 어떤 조치를 내릴지, 그리고 이 사건이 금양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