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연은 "트럼프 1기 관세 발표 당일 美기업 주식가치 약 4조달러 손실"

트럼프 1기 때 中무역에 노출된 기업들 더 큰 손실 확인

큰 평가 손실이 수익·매출·노동 생산성 감소로 이어져

전문가 "고율 관세로 인해 세계 무역 10% 감소"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첫 임기 동안 부과된 고율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보고서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 연은의 연구팀은 보고서를 통해 "2018년과 2019년에 발표된 3000억 달러 이상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50%의 관세가 과거 추정치보다 미국 경제에 훨씬 더 큰 타격을 입혔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뉴욕 연준이 이전 보고서에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첫 번째 무역전쟁으로 인해 기업과 가계 수익이 3% 악화했다고 추정했던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보고서는 트럼프 1기 당시 관세가 발표된 당일 미국 주식시장이 11.5% 하락해 기업들의 주식가치가 약 4조1000억달러(약 5827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에 노출된 기업들은 주식시장에서 더 큰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후 2년 동안 하락세가 지속돼 다른 기업보다 수익이 약 13%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뉴욕 연준의 연구팀은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주요 동기 중 하나는 외국과의 경쟁으로부터 미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미국산 제품이 수입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지면서 소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대부분 기업은 관세 발표날에 큰 평가 손실을 보았고 이러한 재정적 손실이 수익, 고용, 매출 및 노동 생산성 감소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하고 외국이 보복하기 때문에 관세로 인한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연구 결과 기업들이 예상 현금흐름과 실제 결과에서 큰 손실을 경험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25일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고문들이 관세를 연방 정부의 세수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지만 관세 비용이 생산자, 수입업자,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가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관세 전쟁'이 세계 무역 전반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벤 메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글로벌 거시경제 연구책임자는 "이같은 움직임이 북미 3국을 경기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며 "향후 2년간 미국의 성장률이 부진하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세계 무역이 1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