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기업부채 급증...올 6월 기준 기업신용 잔액 2800조원
금융硏 "기업부채 레버리지 비율 112.3%...글로벌·선진·신흥국 평균 모두 크게 상회"
부동산산업 내 한계기업 차입금 비중 43.8%..."부실위험 커지고 있어"
"기업부채 질적 개선 필요...자금중개기능 개선·신속한 한계기업 구조조정 등"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은 없습니다.［사진=연합뉴스, 기획재정부 제공]
우리나라의 기업부채가 팬데믹 이후 급증, 올해 6월 기준 기업신용 잔액은 약 2,800조원에 달해 향후 국가 성장잠재력과 거시건전성에 위험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있는 가운데 기업 취약 부문에서 추가적인 건전성 지표의 악화 가능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금융기관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수적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KIF) 자본시장연구실 신용상 선임연구위원은 6일 '기업 부채는 증가, 생산성은 감소...레버리지 경고등 켜졌다' 제목의 금융브리프에서 "우리나라의 명목 GDP 대비 기업부채 비중인 기업부채 레버리지 비율은 112.3%로 글로벌 평균과 선진국 평균, 신흥국 평균을 모두 크게 상회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현재 가계부채 문제도 심각하지만 기업부채의 질적 개선이 없이는 우리 경제 성장은 물론 금융시장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자료출처=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 동영상 캡처］
신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혁신산업 발굴, 산업정책 차원의 자원배분 플랜 마련을 통한 자금중개기능 개선과 한계기업에 대한 신속한 구조조정 등 기업부채의 질적 개선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산업 전체 기업부채 레버리지 비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전통적으로 저부가가치 업종인 부동산업,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부동산산업 내 한계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43.8%에 달하며 대출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금융기관들의 자원 배분이 구조적으로 저부가가치 업종에 집중되면서 국가 성장잠재력과 거시건전성에 위험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부채와 관련해선 세 가지 측면에서 금융기관의 자금중개기능 효율성 저하와 거시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팬데믹 발발 이후 국내 기업부채 레버리지 비율이 글로벌 평균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속도로 상승해 왔고, 또한 금융기관의 기업대출이 부가가치 창출 및 생산성 향상과 괴리되어 구조적으로 저부가가치·저생산성 업종으로의 집중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아울러 높은 금리 수준과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업을 비롯한 취약업종 중심으로 한계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팬데믹 종료 이후 대부분 국가들의 긴축 전환으로 기업부채 디레버리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유독 기업부채 증가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향후 기업대출이 효율적 자금조달기능을 회복하여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에 기여함과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거시건전성 제고에도 도움이 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선 ▲금융기관 손실흡수능력을 보수적 관점에서 지속적 확충 ▲금융 본연의 자금중개기능 제고를 위한 기업부채의 질적 개선 ▲대출영역에 대한 금융기관의 자체적 구조개선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의 혁신산업 발굴과 미래 핵심 먹거리 산업에 대한 전략적 자원배분 플랜 마련 ▲한계기업에 대한 신속한 구조조정 및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취약부문의 지속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앞서 한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는 지난달 21일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주요 기업 사장단 긴급 성명서' 발표를 통해 "지금 우리 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4%를 기록했다. 이어 올해 성장률은 2% 초반에 그치고, 내년은 올해보다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경제는 이제 성장동력이 약화되면서 2% 성장률 달성도 버거워진 상황이 되었다"고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내수는 가계부채 등의 문제로 구조적 침체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그나마 버텨주던 수출마저 주력업종 경쟁력 약화,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에 따른 글로벌 환경 악화로 앞으로를 장담하기 어렵게 되었다"며 "기업부채는 장기불황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환율은 1400원대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