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15% vs 한국 2%.. 전문가들 "R&D 조세지원 강화해야"

한국경제인협회·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공동 포럼 개최

민간 혁신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R&D 조세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기업 R&D 투자액 대비 정부 조세지원 비율은 2%로 OECD 평균(15%)에 비해 크게 미흡하며, R&D 조세지원은 기업 입장에서 투자 유인이 돼 기업이 성장하는 선순환 효과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조금 등 직접 지원, 중소기업의 R&D 세액공제 신청 증빙자료 단순화, 세액공제 현금 환급 제도, 국가전략기술 및 신성장·원천기술 규정 방식의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전환, 공동·위탁 R&D에 대한 높은 세액공제율 지원 등 기업 입장에서 R&D 세제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들도 제시됐다.

18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민간 R&D 투자환경 개선과 산업기술혁신성장을 위한 조세정책 국회 포럼'에 참석한 발표자와 토론자 등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R&D 조세지원 강화를 주장하며 여러 방안을 제안했다.

이번 포럼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인협회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공동 주관했다.

우선, 주제발표를 맡은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과 이동규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각각 '우리나라 R&D 세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과 'R&D 세액공제가 R&D 투자와 기업 성과에 미치는 효과'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임 책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민간 R&D 투자의 연평균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추세"라며 그 원인으로 대·중견기업에 대한 미흡한 세제지원을 지목했다. 그는 "해외 주요국은 기업규모를 구분하지 않고 R&D에 대해 높은 수준의 지원을 해주고 있다"면서 "일반 R&D 기준 대기업은 0~2%에서 10%로, 중견기업은 8%에서 15%로 세액공제율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임 책임연구위원은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원천기술 R&D는 높은 공제율을 적용받지만, 공제 대상 기술이 한정적이어서 실효성이 높지 않다"며 "기술 간 융합이 빠르고 새로운 먹거리가 다양하게 등장하는 만큼, 일반 R&D 공제 확대를 통해 폭넓은 R&D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규 교수는 "유사한 조건의 국내 기업들을 세액공제 지원 기업과 아닌 기업으로 구분해 R&D 투자 실적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추정한 결과, 지원받은 기업이 받지 못한 기업에 비해 평균적으로 연간 7억2000만원의 R&D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며 세액공제가 기업의 R&D 투자 요인으로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기업 규모별 R&D 투자 증가 효과를 살펴보면 중소기업은 3억3000만원, 중견기업은 32억원으로 격차가 크게 나타난다"며 "민간 R&D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중견 이상의 기업들에 대한 세제지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대성 SK에코플랜트 부사장은 세제지원 등 간접지원 외에도 보조금 등 직접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동준 지투파워 부사장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이 복잡한 증빙자료 제출인 만큼, 증빙자료 단순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용립 우리회계법인 회계사는 세액공제의 현금 환급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원천기술의 규정 방식을 대상 기술의 세부 요건까지 일일이 나열하는 현행의 포지티브(positive, 원칙 배제 예외 허용) 방식에서 네거티브(negative 원칙 허용 예외 배제)의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김종훈 산기협 상임이사는 대·중소기업 간 공동·위탁 R&D와 기업의 해외 대학·연구기관과의 공동·위탁 R&D에 대한 높은 세액공제율을 지원할 것 등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토론의 좌장은 이학성 LS일렉트릭 기술고문이 맡았으며, 김대성 SK에코플랜트 부사장, 이동준 지투파워 부사장, 조용립 우리회계법인 회계사,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 김종훈 산기협 상임이사, 김문건 기재부 조세특례제도과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