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모인 아태지역 18개국 국세청장들, 국제공조 다져

국세청, 10월 28~31일 서울 신라호텔서 스가타(SGATAR) 개최

강민수 국세청장 "국제 교역 확대에 과세당국 간 협력 중요해"

국세청 "우리 기업 세무애로 해결하는 소통채널 구축할 것"

"각국은 다른 환경과 상황 속에서 모두 '안정적인 세입 확보와 공정성 유지'라는 공정하고 효율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이루기 위해 우리는 과세당국 간 협력과 공조를 통해 함께 일해야 합니다."

29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제53차 아시아·태평양 국세청장회의(이하 스가타, SGATAR: Study Group on Asia-Pacific Tax Administration and Research)의 개회식에서 강민수 국세청장은 국제 교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의 과세당국 간의 협력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스가타는 1970년 아태지역의 조세행정 발전과 협력 증진을 위해 결성된 조세행정 회의체로, 한국은 1981년에 가입했다. 18개의 스가타 회원국은 우리나라 전체 교역의 52%, 해외직접투자 33%를 차지하는 한국의 주요 경제 협력국으로 구성돼 있다.

11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이번 스가타에는 한국을 비롯해 뉴질랜드, 대만, 라오스, 마카오, 말레이시아, 몽골,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캄보디아, 태국, 파푸아뉴기니, 필리핀, 호주, 홍콩 등 총 18개 회원국의 국세청장 및 대표단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 10개 주요 국제기구 등을 포함해 약 180명이 참석한다.

◆ 강민수 국세청장 "이번 회의가 협력 강화 및 아태지역 번영의 디딤돌될 것"

회의의 공식 의장인 강민수 국세청장은 이날 "세계 경제는 회복의 기로에 서 있지만 여전히 여러 위기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경제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효율적인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공유하고, 배우고, 발전하기. 그것이 우리가 모인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한, 강 청장은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세무 행정에 통합하는 동시에 납세자의 정보를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할 것을 예고했다. 이어 새로운 형태의 세금 분쟁을 야기할 국제거래 증가와 디지털 경제의 출현과 관련해 "납세자와 과세당국의 부담을 줄이고, 시스템에 더 큰 확실성을 가져다 줄 해법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회의가 협력 강화 및 아태지역 번영의 디딤돌이 될 것이며, 3일간의 활발한 인사이트 교환을 기대한다"며 제53차 스가타 연례 회의의 개막을 선언했다.

다음으로는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송 위원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과 급속도로 진행되는 디지털 전환에 따라 전통적인 과세 체계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새로운 과제들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각국의 조세정책과 세무행정 경험 등을 공유하고 논의함으로써 재정 건전성과 조세 공평성을 높이기 위한 혜안을 얻을 수 있길 기대하며, 국회 기재위도 조세정책 부문의 바람직한 제도 개선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개회식의 마지막 순서로는 무용단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라이트볼(light ball)을 들고 회의장의 앞뒤로 등장한 무용수들은 통합을 주제로 한국무용을 선보였다. 서로 다른 곳에서 출발해 한 곳에 모여 빛나는 라이트볼처럼, 스가타에 참석한 18개국도 하나로 모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개회식에 참석한 각국의 세정당국 대표들에게 라이트볼이 전해졌다.
 
◆ 4일간 서울서 개최.. 수석대표회의·실무자회의·특별세션 등 이어져

스가타는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된다. 28일 환영 리셉션과 29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수석대표회의, 워킹그룹회의, 특별세션 등이 이어진다.

18개국 국세청장은 수석대표회의에서 ▲조세분쟁의 효율적 해결방안 ▲AI·빅데이터를 활용한 조세행정의 디지털 혁신 ▲각국의 세정·세제 개편 경험 등 국제조세 분야의 과세당국 방향 설정에 대해 논의한다.

실무자 회의에서는 ▲금융거래 이전가격 ▲역외탈세 대응을 위한 자동정보교환 품질제고 ▲탈세 및 조세범죄 대응방안에 대해 의제별 전문가가 모여 토론하는 장이 마련된다.

특별세션에서는 OECD, ADB(아시아개발은행) 등 주요 국제기구를 초청해 ▲조세행정 디지털 혁신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 ▲납세자 데이터 보호 방안 ▲아태지역 조세행정 비교분석 ▲조세 투명성 및 정보교환을 위한 역량 강화 등을 주제로 발표한다.

◆ 국세청 "우리 기업에 우호적인 세정환경 조성 계기 마련할 것"

강민수 국세청장은 방한한 17개 과세당국 국세청장과 OECD 등 국제기구와의 양자회의 및 면담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오는 30일에는 오쿠 타츠오 일본 국세청장과 한일 국세청장회의를 개최, 국제적 조세범죄 대응을 위한 조치와 체납자의 해외재산에 대한 조세채권 확보를 위한 징수공조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같은 날 마이 쑤언 타잉 베트남 국세청장과의 한베 국세청장회의에서는 양 과세당국 간 MOU에 따른 각급 간 적극적 교류 이행을 약속하고,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현지에서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세정환경이 조성되도록 관심과 지원을 촉구할 예정이다.

OECD 양자면담에서는 OECD FTA(Forum on Tax administration) 대표와 내달 예정된 제17차 OECD 국세청장회의에서 한국이 발표하기로 한 디지털 혁신사례의 효과적 공유 방향을 논의하고, 조세행정 강국으로서 전 세계 조세행정 디지털화에 기여할 방안을 모색한다.

국세청은 "이번 스가타 개최를 통해 과세당국 간 정보교환과 징수공조 등 역외탈세 대응을 위한 국제공조 기반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우리 기업이 다수 진출한 핵심 파트너국과의 국세청장회의를 개최해 이중과세 등 세무애로를 해결하는 실효성 있는 소통채널을 구축하는 한편 우리 기업에 우호적인 세정환경을 조성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양·다자 간 적극적인 세정 외교를 전개해 조세행정 분야의 선진국으로서 국제 기준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