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누가 당선되든 인플레 상승 불가피"...트럼프 리스크 더 커

"트럼프표 정책, 가격 상승 등 美경제에 부정적 공급 충격"

관세 인상·이민자 추방 등 "2025년 인플레 악화 가져올 것"

해리스, 지출 상쇄 방안 안 내놔…"인플레, 완고하게 지속될 것"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당선이 되든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공급망 회복 그리고 노동력 증가로 인해 지난 2년 반 동안 인플레이션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번 대선에서 양 후보 모두 인플레이션이 더 떨어질 수 없는 성장 촉진 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같은 물가 상승 압박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WSJ은 "경제학자들뿐 아니라 보수 성향의 자문가들도 트럼프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의 불씨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라고 전했다.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 맨해튼연구소의 브라이언 리들 전 공화당 상원 보좌관은 "트럼프 정책의 모든 것은 2025년 인플레이션 악화를 가리키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고 감세안을 연장하겠다는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는 동시에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할 계획이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정책들이 공급 충격을 일으키고 소비자들에게 가격 상승을 전가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애덤 포센 소장은 "그가 주장하는 정책을 그대로 실현한다면 그는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공급 충격을 가할 것"이라며 "가격은 오르고 미국 경제의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은 저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센 소장은 트럼프가 주장하는 대로 이민자들을 모두 추방한다면 경제적 산출량은 크게 감소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은 증가한다고 짚었다. 근로자가 줄어들면 기업은 임금과 가격을 인상하거나 더 낮은 수익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콜로라도대 덴버 캠퍼스의 경제학자들은 2008년과 2015년 사이 부시와 오바마 행정부가 수행한 이민자 추방을 분석, 불법 노동자 100만명이 추방될 때 8만8천명의 미국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고 집계했다.

이는 식품 가공, 농업, 건설 등 특정 산업에서 이민 노동자가 기존 노동자의 자리를 빼앗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노동자들이 추방되면 기업들은 더 많은 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대신 생산을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 판매가 줄어들면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고임금 일자리도 줄어든다.

아울러 관세 인상 정책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추진될 그의 관세 인상 정책이 국제 무역 질서를 크게 뒤흔들고, 물가 상승, 주식 시장의 불확실성, 그리고 세계 각국과의 경제적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캠프 측은 관세가 다른 국가의 비용만 증가시킨다고 주장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수입업체가 정부에 지불하는 관세가 가격상승의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지적한다. 비영리기구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에 따르면 이러한 수입품에 대한 보편적 관세가 20%로 인상할 경우 향후 10년간 4조달러 이상의 세금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주택 건설 촉진, 자녀 세액 공제 확대 등을 제안하고 있다. 이 또한 물가 상승을 일으킬 수 있는 정책이다. 그는 세금이나 다른 수입 증가로 이 같은 지출을 상쇄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전면적인 적자 감소 방안을 내놓진 않았다.

다만 리들 전 보좌관은 "민주당이 집권한다면 인플레이션이 크게 치솟지는 않을 것 같으나 다소 끈적끈적하고 완고하게 지속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CRFB는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이 향후 10년간 미국의 재정적자를 7조5000억달러(약 1경391조원) 증가시킬 수 있다고 추산했으며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절반 수준인 3조5000억달러(약 4848조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