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수사 외압 의혹 관련 '관세청 입장문' 발표
"세관 직원 마약반입 연루 의혹은 마약운반책의 일방적인 진술에 따른 혐의"
"외압 아닌 수사준칙 지켜달라는 요청, 작년 9월부터 최선 다해 수사 협조"
"대통령실 협조 요청 및 일체 지시받은 적 없어.. 수사결과 나오면 마땅히 징계"
◆…관세청 정부대청청사 전경.
관세청은 '마약반입 연루 혐의 세관직원 수사'에 대한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용산 대통령실에 협조를 요청하거나 지시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세관 직원 마약반입 연루 의혹은 마약운반책의 일방적인 진술에 따른 혐의일 뿐이라며, 경찰의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수사원칙(기소 전 피의사실 공표 금지)를 거론하며 무분별한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관세청은 7일 지난해 9월부터 촉발된 '세관직원 마약수사 외압 의혹' 관련 입장문을 발표했다.
◆ 영등포경찰서 수사 외압 의혹?.. "수사준칙을 지켜달라는 요청이었을 뿐"
지난해 10월 6일 인천공항세관 여행자통관2국장과 감사과장은 영등포경찰서를 방문해 당시 영등포경찰서 형사2과장(백 경정)과 '마약 밀반입 보도자료에 세관직원 연루내용 제외해달라'는 내용으로 면담을 가졌다. 이후 같은 달 10일 언론브리핑에서 세관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날 특정 언론사에서 최초 보도 이후 관련 보도가 빗발쳤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작년 10월 6일 영등포서 형사2과장을 면담한 것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피의사실 공표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보도원칙(수사준칙)을 지켜달라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2021년부터 대통령령으로 시행된 수사준칙 제5조(형사사건의 공개금지 등)에 따르면 검사·경찰 등은 공소제기 전 형사사건에 관한 내용을 공개해서는 안 되며, 사건관계인의 명예·신용이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관세청은 수사준칙 제5조를 근거로 들며, (검사의) 공소 제기 전 형사사건을 언론에 공표하는 것은 법령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 "마약운반책 진술일뿐 사실관계 입증되지 않아"
관세청은 세관직원이 마약운반책을 도와주었다는 마약운반책의 진술은 말 그대로 진술일 뿐, 사실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마약운반책의 진술과 해당 직원들의 근무상황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마약운반책 진술과 실제 연루 직원 근무상황 비교(관세청 제공).
관세청은 "마약운반책들이 '공항 밖 택시승강장까지 안내해주었다'고 지목한 직원 중 한 명(A)은 당일 연가로 근무하지 않았으며, 지목된 다른 직원(B)은 사건 시간대 해당 동선 출입기록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약운반책들은 또 다른 직원(C)을 지목하는 등 진술을 번복했으며, 압수수색 영장에서도 '택시승강장' 관련 내용은 삭제됐다"며 "마약운반책들이 '세관직원이 도와주었다'고 허위진술을 하는 것은 마약범죄자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실관계를 종합해 관세청은 세관직원의 마약반입 연루혐의는 개연성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마약운반책의 진술 번복 △진술과 근무상황과의 큰 차이 △마스크 착용근무(직원 특정 어려움) △마약 밀수 조직의 전형적인 수법 등을 들었다.
◆ "대통령실 협조 요청하거나 일체 지시받은 적 없어"
관세청은 인천공항세관과 그 직원들은 그동안 경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해왔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작년 9월부터 약 1년간 총 압수수색 5회, 현장검증 5회, 포렌식, 소환조사 등 경찰 수사를 위해 필요한 사항에 최선을 다해 협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인천공항세관은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언론보도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기관 차원의 요청을 한 것이고, 이는 '통상적인 직무범위'에 해당된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관세청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용산 대통령실에 협조를 요청한 적도 없고, 일체의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향후 나올 경찰 수사결과와 관련해 관세청은 "경찰수사 최종결과 직원들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징계 양정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징계처분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관세청은 "앞으로도 관세청은 영등포경찰서 수사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며 "마약 단속에 있어서 경찰청과 긴밀히 협력하고, 직원 비위 예방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