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의심 대처요령은?..."'P' 표시 버튼의 주차 브레이크 가장 효과적"

브레이크 꽉 밟으면 멈추도록 설계돼 있어

브레이크·중립·주차브레이크·차량충돌 順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도입해 예방해야

페달 오작동 등으로 인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대처법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자동차 급발진이란 운전자의 의도와는 달리 갑자기 높은 속도와 출력으로 가속하는 현상을 말한다. 급발진 원인으로는 전자제어 시스템의 오작동, 운전자의 오조작 등이 있다.

급발진 사고를 예방하려면 자동차 출발 전에 1~2분 정도 워밍업을 하는 것이 좋다. 예열이 진행되는 동안 자동차 내 전자제어 장치에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특히 엔진알피엠(RPM)이 높은 상태에서 출발할 경우 급발진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시동은 두 번에 나누어 걸고 계기판에 경고등이 깜박거리는 것을 확인 후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2차 시동을 건다.

또한 자동차 내 전자제어 시스템과 컴퓨터는 습도에 취약하므로 평상시 내부 습기를 잘 관리하도록 한다. 진공펌프를 설치하면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는 확률이 더 좋다.

시동을 건 직후 자동차 엔진에서 큰 굉음과 함께 비정상적으로 큰 진동이 느껴진다면 급발진 전조증상일 가능성이 있다.

급발진 상황에서의 대처요령은 전문가마다 다소 다를 수 있다. 급발진이 발생했다면 바로 시동을 끄기보다는 일단 모든 페달에서 발을 뗀다. 갑작스러운 속도에 당황한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 대신 실제로는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페달에 발을 모두 뗐는데도 변화가 없다면 브레이크 페달을 힘껏 세게 밟아 엔진의 동력을 최대한 낮춘다. 페달을 여러 번 나눠 밟으면 브레이크의 진공 상태가 약해져서 제어가 어려워지니 꼭 한 번에 깊게 밟아야 한다.

브레이크를 밟아도 제어가 안된다면 차량 변속기 기어를 중립(N)으로 바꾼 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를 작동시킨다. '주차 브레이크'는 대부분 차량에서 뒷바퀴를 잠그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급발진 상황에서 EPB를 사용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EPB는 브레이크 페달과 상관없이 독립제동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주행 중인 차량일지라도 EPB를 작동시키면 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멈출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의 경우 주차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되는 EPB를 택하고 있다. 다만 각 차량마다 'P' 버튼 모양의 EPB 위치가 다르므르 작동 방법을 미리 숙지하도록 한다.
  모든 방법을 사용했는데도 차량의 속도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가드레일이나 중앙분리대 쪽으로 차를 몰아 강제로라도 멈춰 세워야 한다. 전봇대나 가로수, 가로등 등 수직 구조물에 부딪치면 에너지가 집중되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급발진이 일어나면 사람이 당황하기 때문에 차를 세우는 것이 유일한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21년 6월 23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순간적으로 급발진하게 되면 머릿속이 하얗게 되고 일명 '멘붕'이 되면서 대처요령을 진행하기가 어렵다"며 "부딪혀야 된다. 자동차 엔진룸과 트렁크룸이 찌그러지면서 에너지의 절반을 흡수해 가기 때문에 부딪힌 경우에는 부상확률이 거의 없고 차만 부서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