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온다"…유럽정상들 EPC 정상회의서 '안보자립' 논의

英 처칠 생가서 모여…우크라 지지·美 향후 방향 우려

“유럽 국가들, 그 어느 때보다 스스로 자립해야”

트럼프·밴스, 우크라 지원 중단·러 제안 평화협상 지지

오는 11월 미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 전역의 정상들이 모여 미국의 향후 방향과 유럽의 안보 자립에 대해 논의를 가졌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 유럽 지도자와 관리 45명은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미국의 방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다뤄진 공식적인 주제는 이민, 에너지 안보, 러시아의 위협 등이었으나 정상들은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들어설 경우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동맹으로 남을 수 있는 지에 대해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있어 군사 지원 중단 등의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동시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 방위비 지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유세에서도 나토 동맹국이 재정적 의무를 하지 않았을 경우 미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낙점한 JD 밴스 상원의원 또한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는 유럽이 아닌 아시아"라고 주장하며 유럽이 안보에 있어 미국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우려와 함께 안보자립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정상회담에 참석한 일부 정상들 또한 유럽이 자국의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스타머 총리는 개회사에서 "러시아의 위협이 유럽 전역에 도달했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확고한 지지를 확인하고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단결하고 대륙에 대한 침략에 함께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다면 나와 우리 동료들의 과제를 미국과 유럽의 관계 지속을 설득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딕 스쿠프 네덜란드 총리는 "유럽 국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스스로 자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한 우크라이나가 전쟁 종식을 위해 러시아가 제안하는 평화 협상을 수용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 시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된 영토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평화 협상에 임하고 그렇지 않을 시 군사 원조를 중단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친러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지난주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난 후 EU 지도부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트럼프 당선 시) 즉시 평화 중재자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현재 러시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대부분 인정하고 있어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유럽 동맹국들의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