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제조업체, 15년 간 320조원 보조금 지원 받았다

대당 지원금 2018년 1.4만→ 2023년 4588달러

2009년~2023년 차량 취득세 1176억 달러 면제

중국이 지난 15년 동안 최소 2308억달러(약 320조원) 규모의 전기자동차 보조금을 지원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콧 케네디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20일(현지시간) CSIS 홈페이지 블로그에 '중국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과 규모'를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전기차 산업에 정책적으로 지원한 자금은 총 2308억 달러(약 32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전기차 판매액의 18.8%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차량 취득세는 10%를 면제해주는 방식으로 1176억 달러(51%)가 지급됐다. 전기차 판매의 급증으로 2019년 64억 달러였던 취득세 감면액은 지난해 395억 달러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소비자들에 대한 리베이트 형식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도 657억 달러로 28%를 차지했다. 하지만 높은 비용과 생산업체의 난립으로 중국 정부는 2023년부터 리베이트를 폐지했다.

이밖에 ▲충전 인프라 구축에 45억 달러 ▲전기차 제조업체 연구·개발(R&D) 지원에 250억 달러 ▲정부의 전기차 조달 지원에 180억 달러 등이 각각 지급됐다.

다만 차량 1대당 지원금은 2018년 1만3860달러에서 2023년 4588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전기차 보조금 1대당 최대 7500달러를 지원해 이보다 적은 금액인 셈이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산업이 어느 정도 성장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하고, 보조금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데이터는 상하이, 선전 등 기존 내연자동차 소유자가 전기차로 바꿀 때 지급하는 지방정부 보조금이나 대출 지원 등의 리베이트는 포함되지 않아 매우 보수적인 추정치라고 케네디 연구원은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전기차 산업의 성장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산업 정책 지원으로 중국 자동차 품질이 향상돼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며 "미국, 유럽 등 다른 국가들은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이 두 가지 사실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전기차가 고철덩어리였다면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에 심각한 도전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수년 동안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유럽, 동아시아, 북미의 글로벌 업체들에 비해 훨씬 뒤처졌지만 지금은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최고 48%의 관세 폭탄을 발표한 가운데 나왔다. 앞서 미국이 연내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까지 인상한다는 방침을 정한 지 한 달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