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 8개월만에 전시내각 탈퇴
"네타냐후가 진정한 승리 막아…정치 생명 우선"
네타냐후 정치적 압박 커져…"베니, 지금은 힘 합칠 때"
◆…지난 2021년 3월 총리 투표를 앞두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한 여성이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와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가 그려진 포스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 로이터>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적으로 알려진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가통합당 대표가 전시내각에서 탈퇴하며 조기 총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CNN은 간츠 대표가 이날 연정에서 탈퇴하며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구출을 축하하고 있던 네타냐후 총리에게 타격을 입혔다고 보도했다.
간츠 대표는 이날 방송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는 우리가 가자지구에서 진정한 승리를 향해 전진하는 것을 막고 있다"며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비상정부를 떠나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작전을 시작하며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 연립정부를 중심으로 전시 내각을 구성했으나 양 당은 가자지구 전략과 관련해 이견을 내세워왔다.
이 가운데 간츠 대표가 8개월 만에 이별을 고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지난달 네타냐후 총리에게 6월 8일까지 하마스와의 전쟁을 위한 새로운 계획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에 답변이 없자 최후통첩을 이행한 것으로 보인다.
간츠 대표는 또한 이날 성명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전후 가자지구 전략보다 자신의 정치생명을 앞세우고 있다고 주장하며 조기 총선을 압박하고 나섰다.
그는 "운명적인 전략적 결정이 정치적 고려로 인해 망설이고 미뤄졌다"며 "올가을 조기 총선을 실시하자. 국민이 분열되도록 두지 말라"고 촉구했다.
CNN은 그가 지난 8일 사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스라엘군이 인질 4명을 구출했다는 소식에 발표를 연기했다고 전했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4명을 구출하는 이스라엘방위군(IDF) 작전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27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따라 전시내각에는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 등 기존 5개 정당이 남게 됐으나 이들 정당이 현재 의회 120석 중 64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연정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정치적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소셜미디어 'X'에서 "베니, 지금은 캠페인(전시 내각)을 포기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힘을 합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을 향해 "여러분 우리는 승리하고 전쟁의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인질의 석방과 하마스의 제거"라고 강조했다.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 로이터>
현재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즉각 사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등 인질 석방 지연과 하마스의 공격을 막지 못한 안보 실패 그리고 전쟁 장기화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현지 매체 마리브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의 목숨보다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이 끝난 후 이에 답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작전을 강행하는 것은 자신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 국가정보국(NDI)은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 "팔레스타인과 안보 문제에 관해 강경 정책을 밀고 있는 극우, 초정통파 정당들과의 연립정부뿐 아니라 네타냐후 총리의 지도자로서의 생존 능력도 위태로운 처지"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