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 '전삼노'…첫 '연가' 투쟁 시작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7일 파업 선언에 따른 첫 연가 투쟁을 단체 연차 사용 방식으로 시작했다.

전삼노는 전국 사업장에 근무하는 조합원 전원에게 이날 하루 연차를 소진하는 방식으로 투쟁에 동참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약 2만8천명으로, 이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천명)의 22%에 해당한다.

전삼노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연가 투쟁 동참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으나, 참여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사상 첫 연가 투쟁이 조합원 자의에 의해 결정되길 바라서 참여 인원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징검다리 연휴와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의 자동화 생산 의존도가 높은 점을 들어 "이번 파업 선언은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출하량 부족 현상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고 대변되는 이른바 '신경영 선언'을 한 지 31주년이 되는 날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계기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지만, 최근 노조의 파업 선언과 실적 부진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삼노는 연가 투쟁 후 다른 방식의 파업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현국 부위원장은 "연가 투쟁은 우리의 최종 목표인 총파업으로 가기 위한 첫 번째 절차"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갔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과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하고 지난달 29일 파업을 선언했다. 현재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달 28일 교섭 결렬 이후 재교섭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