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사진 로이터>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국제사회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유엔 제재와 국제법을 위반했음에도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26일(현지시간)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정부에 대화의 문을 닫는 것이 문제를 해결했는지 아니면 반대로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건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 핵 프로그램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와 국제법을 위반한 점에서는 비난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이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이 된 2006년 이후 국제적인 합의 시도는 없었고 핵 프로그램은 상당히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에 핵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서로의 과거를 언급하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것에서도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적극적이어야 하며 대화의 문을 열어야 한다. 오랜 세월 동안 가진 내 신조는 항상 참여하고, 대화하고, 시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기 위해서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매우 우려스럽다"면서도 "외교적 행동을 촉구해야 한다. 북한과의 교류에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매우 신중하고 외교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과의 대화가) 가능하기를 바란다"며 "북한과의 대화에서 가능한 한 가지 의제는 핵 안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 방문을 공개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IAEA의 북한 핵 프로그램 분석이 매우 견고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사진에서 보여주듯 그리고 그 이상으로 방대한 핵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었다"며 "아마도 기본적인 국제 핵 안전 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세계에서 유일한 핵 프로그램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 현지지도 당시 "우리는 지금 핵무기 수(數)를 기하급수적으로 늘일 데 대한 핵무력 건설 정책을 드팀없이(흔들림없이) 관철해나가고 있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기하급수적'이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가 30개인지 50개인지 여러가지 추측이 있다"면서 "다른 나라들도 기하급수적으로는 아니더라도 핵무기 보유를 늘리고 있는 국제적 시점에 있다. 이는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야 할 근본적이고 매우 심각한 문제의 증상"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