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사진 로이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에 빗대 비판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철수시켰다.
29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관보를 통해 룰라 대통령이 프레데리쿠 메예르 주이스라엘 브라질 대사를 유엔 제네바 군축회의 브라질 대표부 대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 문제에 대해 브라질 정부로부터 아직 공식적인 메시지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공석이 된 주이스라엘 브라질 대사는 후임자를 임명하지 않고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그간 룰라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세를 자주 비판해 왔으며 올해 2월 "이건 전쟁이 아니라 집단학살"이라며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에 비유했다. 이스라엘은 이에 반발하며 룰라 대통령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했다.
당시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은 메예르대사를 예루살렘 야드 바솀 홀로코스트 기념관으로 초치해 공개 질책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카츠 장관이 메예르 대사에게 통역을 제공하지 않은 채 히브리어로 정부 입장을 전달해 공개적으로 모욕한 것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익명을 요청한 브라질 외무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또한 "주이스라엘 브라질 대사의 임명은 적절한 시기에 보도 자료를 통해 발표될 것"이라며 "당분간 대리대사의 지휘 하에 계속해서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내 유대인 단체인 브라질 이스라엘 연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결정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했다. 이들은 "브라질 정부의 일방적인 조치는 균형과 대화를 추구하는 브라질의 전통적인 외교 방식에서 멀어지게 한다"며 "브라질이 중동에서 중재자이자 주인공으로서 필요한 역할 수행하는 데도 방해가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이스라엘에서 1200여명이 숨지고 250여명이 인질로 끌려갔다. 이에 이스라엘은 하마스 박멸을 목표로 전쟁을 선포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후 7개월여간 이어진 전쟁에서 가자지구 주민 3만5000명 이상이 숨졌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희생자 대부분이 무고한 여성과 어린이들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