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량학살은 자위권 아닌 석유에 관한 것”
유엔 “팔레스타인 해안과 점령지 아래 석유 30억 배럴 묻혀 있어”
서안지구에도 15억 배럴 추산…천연가스전도 발견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라파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 로이터>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 전역에서 작전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팔레스타인에 매장된 수십억 배럴의 석유도 이스라엘의 공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라파에 대한 군사 공격과 기타 모든 행동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라고 판결하는 등 국제사회는 인도주의적 위기 악화를 우려하며 라파 작전 중단을 촉구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안보보좌관은 29일(현지시간)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무장단체의 능력을 파괴하기 위한 전투가 향후 7개월 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당분간 휴전 협상에 임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시사했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된 이래 최소 3만6096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으며 가자지구 인구 230명 중 약 80%가 난민이 됐다.
이 가운데 일부 팔레스타인 옹호자들은 이번 전쟁이 하마스 박멸이 아닌 화석연료라는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글로벌 환경 매거진 '애트모스(ATMOS)'에 따르면 친환경 단체 MENAFem의 쉐린 탈랏 창립자는 "이번 대량 학살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에 관한 것이 아닌 석유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석유 위에 떠 있는 땅인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추방하는 것이 이스라엘의 수년간의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2019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해안과 점령지에는 30억배럴 이상의 석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지역이자 팔레스타인의 행정 구역인 서안지구에는 15억배럴 이상의 석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천연가스를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1999년 가자지구 해안에서 약 20마일 떨어진 가스전이 발견됐으나 1년 후 2차 인티파다가 발생해 이를 분배하기 위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이 중단된 바 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그리스 재무장관이 출범한 유럽민주화운동(DiEM 25) 또한 지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천연가스가 이번 분쟁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역 내 에너지 패권을 가지기 위해 전쟁을 강행하고 있다고 본다.
애트모스는 국제법상 이러한 자원은 점령국이 아닌 점령지에 속해야 하나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땅과 바다 밑에서 석유와 가스를 채굴해 이득을 취해왔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환경 NGO 네트워크의 아비르 부트메 코디네이터는 "이스라엘과 그에 협력하는 강대국들은 팔레스타인의 권리와 천연 자연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맥매스터 대학의 아티브 쿠부르시 경제학 교수는 이에 관해 "중동에서는 석유와 가스를 떼놓고선 분쟁에 관해 이야기할 수 없다"며 "공유된 공동 자원을 활용하는 규칙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누가 더 큰 총과 더 큰 전투기를 가졌는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가 석유와 가스의 유럽 수출을 중단하고 대안을 찾고 있는 지금 이는 특히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