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공무원 인기 '시들'…행정고시 지원자·도쿄대 합격자 최소

올해 봄에 실시된 일본 국가공무원 종합직 시험 합격자 1953명이 발표된 가운데, 일본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도쿄대 출신은 189명을 기록하며 2012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나타냈다.

2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시험 경쟁률은 7.0배로 지난해 7.1배보다 떨어져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여성 합격자는 652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33.4%를 차지했으며 작년보다는 다소 감소했지만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출신 대학별로는 도쿄대에 이어 교토대(120명), 리쓰메이칸대(84명), 도호쿠대(73명) 순이었다. 도쿄대 출신 합격자 비율은 2015년에 26%였으나 올해는 9.7%로 급감했다.

닛케이는 "2014년 종합직 합격자 중 도쿄대 출신은 438명이었으나 10년 만에 절반 정도로 줄었다"며 "배경에는 도쿄대 학생의 의식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도쿄대에 따르면 2022년도 학부 졸업생 3094명 중 공무원을 진로로 선택한 사람은 116명이었다. 2014년에는 3129명 중 170명이 공무원을 지망했다.

특히 올해 종합직 시험은 원서접수를 한 달 가까이 빨리 진행해 5월 합격자를 발표했다. 닛케이는 "민간기업의 채용으로 인력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을 앞당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종합직 시험은 한국의 5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옛 행정고시)과 같이 중앙관청의 간부가 되는 길로 여겨지며 소수 엘리트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근무 환경이 열악하고 업무량이 많은 데 비해 대기업보다 월급이 적다는 이유로 그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올해 종합직 시험 지원자 수는 1만3599명으로 가장 적었으며 10년 전에 비해 40%가량 감소했다.

인사원은 2021년 취업활동을 마친 학생을 대상으로 국가공무원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를 조사했다. 응답자의 76%가 '채용시험 공부와 준비가 힘들어서'라고 했으며 55%는 "초과근무나 심야·조조 근무가 많아서"라고 답했다.

인사원은 젊은 층 유인 시책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에는 초봉 인상 및 재택근무수당 도입, '선택적 주휴 3일제' 대상 확대 등 직장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방안을 담았다.

또한 외부 인재를 등용하고 젊은 직원의 이직을 막기 위해 직무 내용에 따라 급여 수준을 결정하는 '직무형(ジョブ型)'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일본 내각인사국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국가공무원 채용 과정에서 중도 채용은 17%였다. 채용 즉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중도 채용 인력을 확대하는 것이 우수 인재 확보의 열쇠라고 닛케이는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