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중국산 유통공룡 알·테무의 공습

와이즈앱·리테일·굳즈에 따르면 작년 초만 하더라도 300만명 수준에 불과했던 알리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 수는 불과 1년 만인 금년 2월에 818만 명으로 폭증했다.

쿠팡의 연간매출 31조 8298억원과 월간 이용자수 3010만명을 이용해 추산한 알리의 연간매출 규모는 8조 6500억원 정도다.

아직은 국내 1·2위를 다투는 신세계그룹과 쿠팡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나 전년 대비 130.4%나 늘어난 그 성장세는 놀랍다.

와이즈앱·리테일·굳즈의 같은 자료에 따르면 알리는 국내 이커머스앱 월간 활성 사용자 수에서 736만명의 11번가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작년 7월에 국내에 진출한 중국계 기업 테무도 불과 반년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581만명을 기록하며 업계 4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와이즈앱·리테일·굳즈의 이커머스 월간 활성 사용자 수 3월말 현황 발표는 무서운 테무의 성장 속도를 보여준다. 동 자료에 따르면 테무의 월간 활성 사용자는 2월 581만명에서 3월 830만명으로 42.8% 급증했다. 반면에 알리는 2월 818만명에서 3월 887만명으로 소폭 증가에 그쳐 테무가 알리를 거의 따라잡은 양상을 보였다.

중국 공룡들의 약점은?
 
놀라운 성장에 불구하고 알리에게도 약점은 있다. 중국으로부터 물건이 배송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배송 지연이 발생한다.

또한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150달러 미만의 저가 상품에 주문이 집중돼 수익성이 낮다.

짝퉁 또는 가짜 상품 등 사기 셀러들이 국내 이커머스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많아 소비자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알리와 테무의 입장에서는 국내 규제당국의 움직임도 걸림돌이다.

소비자 민원 증가와 함께 개인정보 유출 의혹까지 더해지자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해외 직구 관련 대응 상황 점검 관계부처 회의가 3월 7일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 이용자 급증에 따라 해외직구 물품의 안전관리 상황, 소비자 피해 상황, 국내기업 영향 등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고 그 결과 종합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직구 종합대책 TF'가 구성됐다.

정부의 종합대책 결과에 따라서는 알리 등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에 대해 엄격한 규제가 행해질 수도 있다.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알리와 테무에서 판매 중인 귀걸이와 반지 등 초저가 악세사리류 총 404점을 성분 분석한 결과 23.8%인 96점에서 국내 안전 기준치를 초과하는 카드뮴·납 등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4월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인천본부세관은 앞으로 국민의 건강과 안전 보호를 위해 통관·관리감독을 강화키로 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반대 여론에 밀려 없었던 일로 되긴 했으나 개인의 해외직구 물품까지도 의무적으로 KC 등 국내인증을 받도록 하는 정부정책이 5월 16일 발표되기도 했다.

세계로 눈을 돌리면 중국 이커머스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저가 공산품에 대해 덤핑 처분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4월 17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 해운·물류·조선 부문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의 5개 전국단위 노동조합이 3월 21일 중국의 해양, 물류, 조선 부문을 지배하려는 행위에 대해 조사를 요청해 옴에 따른 것이다.

조사의 근거는 미국 무역법 301조로 이 법은 미국 상업에 부담을 주거나 제한하는 외국 정부 관행에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을 무역대표부에 부여하고 있다.

주요 우방인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덤핑 판정을 내릴 경우 한국의 동조 조치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결국 이러한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알리와 테무의 성장세에도 한계가 올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이러한 규제 움직임의 영향 때문이었을까? 연합뉴스에 따르면 BC카드 결제대금으로 본 알리의 4월 매출이 4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알리 한국화 전략으로 응수하다

알리는 최근 한국공략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다지고 있다. 한국 상품 전문관인 '케이베뉴' 오픈이 대표적인 예이다. 여기서는 중국산이 아닌 한국산 제품을 판다. 알리의 저품질, 배송지연 등 소비자 불만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셈이다.

케이베뉴는 3월 18일부터 1000억원을 쇼핑보조금으로 지원하는 '1000억 페스타'와 10억원 가량의 랜덤 쿠폰을 고객에게 나눠주는 '10억 팡팡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국내 고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당초 3월 27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던 '10억 팡팡 프로모션'은 행사 첫날 준비한 쿠폰 18만 여장이 동이나 조기 종료됐다.

강력한 프로모션과 함께 판매자(셀러) 유인에도 열심이다. 알리는 케이베뉴 셀러 모집 조건으로 수수료 0%를 내세우고 있으며 입점사에 대한 수수료 면제정책을 오는 6월까지 지속한다고 지난 3월 27일 밝힌 바 있다.

단 알리의 케이베뉴가 국내에서 살아남으려면 이커머스의 최강자 쿠팡을 넘어서야 한다. 즉 로켓배송으로 알려진 쿠팡의 물류시스템을 넘어설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는 쿠팡도 몇 년에 걸쳐 어렵게 완성한 시스템으로 알리가 과연 단시간 내 이를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불어 각종 규제에 대응하고 경쟁력 있는 물류시스템을 갖추려면 예상보다 많은 자본을 투자해야 한다. 쿠팡의 경우와 같이 초기의 적자를 참고 견딜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엄청난 리스크다. 쿠팡보다 더 오랫동안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