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표심' 잡기 위해 흑인대학 졸업식 연설…"흑인이 미국의 역사"

최근 미국 대학가에서 가자지구 반전 시위가 확산한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유서 깊은 흑인 대학 졸업식을 찾았다.

19일(현지시간) CNN,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모어하우스 칼리지에서 수백 명의 흑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27분간 연설했다.

모어하우스 칼리지는 남북전쟁 직후 해방된 흑인 노예 교육을 위해 1867년 설립된 흑인 남성 대학으로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출신 대학이자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연설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정책을 비판하는 학생이나 교수진의 방해 없이 진행됐지만, 그가 인종 문제와 가자 전쟁, 미국 정치 등에 대해 이야기 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 전역에서 주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세계에서의 미국의 역할에 대해 논하고 있다"며 "나는 평화롭고 비폭력적인 시위를 지지한다.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해야 하며 나는 그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흑인 역사가 미국의 역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면 자신의 행정을 미국처럼 보이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미국 역사상 그 어떤 대통령보다 법원을 포함해 고위직에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더 많다"며 "나에게는 그들의 의견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가자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은 가슴 아프다. 이는 인도주의의 위기"라며 인질 석방과 함께 즉각적인 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자신의 첫 번째 아내였던 닐리아가 딸과 함께 교통사고로 사망한것과 장남 보마저도 뇌암으로 숨진 이야기를 전하며 절망의 순간에도 믿음을 지키는 역경과 강인함을 강조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연설에 앞서 일부 학생들은 항의의 표시로 의자를 돌려 앉기도 했다. 연설 직전엔 졸업생 대표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졸업 모자에 꽂고 연단에 올라 "가자지구에서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것이 모어하우스의 일원이자 한 인간으로서 나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이 끝날 무렵 일부 지지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자 학생들은 "4년 더(four more year)"를 외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