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 유가따라 실적 '출렁' 반복…1분기엔 흑자로 한숨 돌려

1분기 영업이익 4541억…직전분기 적자서 탈피
유가·마진 반등에 정유 2504억 흑자로 실적견인

S-OIL이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상승에 따른 주력 정유 사업의 이익 개선으로 1분기 만에 영업적자에서 벗어나 한숨을 돌렸다. 다만 석유화학 산업의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유리한 업황에 최대 호황기를 누렸던 지난 2022년 상반기 이후 유가를 따라 출렁인 정유 실적에 분기마다 울고 웃길 반복하는 모양새다.

S-OIL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9조 3085억원, 영업이익 4541억원, 당기순이익 1662억원으로 잠정 집계해 26일 공시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해 매출이 2.5%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11.9%, 순이익은 37.4% 감소했다. 전분기 비교 시에는 매출이 5.3% 줄어든 반면 순이익이 3.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으로 기록됐다. 영업이익률은 4.9%로 전년도에 비해 0.8%p 하락했으나 전분기보단 5.5%p 뛰었다.

외형은 역대 분기 최대 실적지표를 모두 작성했던 2022년 2분기 11조 4424억원 이후 지난해 2분기 7조 8196억원까지 감소세를 거듭하다 최근 2분기 연속 반등을 일구고 이번에도 9조원대는 유지했으나 다시 규모가 축소됐다. 유가가 1분기 상승세를 내비쳤지만 분기 평균 기준 직전분기보다 소폭 낮았던 탓에 평균 판매단가가 하락한 영향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의하면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지난 2022년 하반기 초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연말 70달러 중반대까지 떨어진 뒤 지난해 1분기 80달러대를 넘어섰다 2분기 재차 70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이후 3분기 말 90달러까지 넘겼으나 4분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연말에 70달러 후반대를 기록했으며 올 1분기에 접어들어 80달러대에 재진입하는 등 등락을 반복했다.

이 같은 유가흐름에 S-OIL의 실적도 최근 7분기째 개선과 부진을 거듭하는 모습으로 2022년 하반기부터 분기마다 영업이익 흑자와 적자가 연달아 장부에 찍혔다. 지난해 1~3분기에는 연속 흑자를 나타냈지만 1분기 5157억원, 2분기 364억원, 3분기 8589억원 등 등락폭이 상당했다.

회사에 따르면 정유사 실적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의 경우 지난해 1분기 배럴당 7.7달러, 2분기 0.9달러, 3분기 7.5달러, 4분기 4.1달러, 올 1분기 5.0달러 등 통상 손익분기점(BEP)으로 평가되는 4~5달러 내외에서 변동이 지속 나타났다. 유가와 정제마진의 흐름은 정유 부문의 이익이 출렁이게 만든 주요인으로 꼽힌다.

올 1분기에는 정유 부문이 250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분기 3113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전환되며 전사 실적을 견인했다. 중동지역 분쟁 등 지정학적 이슈와 오펙플러스(OPEC+, 석유수출국기구와 비오펙 주요 산유국 협의체)의 감산이 유가 상승을 불렀고 글로벌 정유설비 정기보수에 따른 공급 차질이 더해져 정제마진도 반등한 영향이다.

석유화학 부문도 1분기에 전분기보다 41.6% 늘어난 4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힘을 보탰다. 석유화학 아로마틱 제품 중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가 다소 하락했으나 중국 춘절 이후 높은 폴리에스터 수요가 나타나 건전한 수준을 유지했고 벤젠(BZ) 스프레드는 미국 수입 수요가 늘어 개선됐으며 폴리프로필렌(PP)과 프로필렌옥사이드(PO)도 중동, 미국 등 글로벌 설비 정기보수 등 가동차질로 공급이 제한돼 스프레드가 전분기보다 개선됐다는 게 S-OIL의 설명이다.

반면 윤활 부문은 1분기 영업이익이 1557억원으로 같은 기간 29.5% 감소했다. S-OIL은 유가 상승으로 원재료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제품 판매가에 반영되는 시차효과를 제품 스프레드 하락 요인으로 판단했다. 이익 규모는 축소됐으나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0.3%로 정유(1분기 영업이익률 3.4%), 석유화학(4.4%)에 비해 수익성은 월등한 모습이다.

영업외수지에선 원달러 환율 변동에 의해 1분기 1755억원의 환차손이 발생했다. 다만 이 회사는 영업익과 영업외손익에서 나타나는 환율영향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서로 상쇄돼 연간 세전이익에 중립적 영향을 미치도록 환위험을 관리하고 있어 1분기엔 영업이익에 873억원 규모 플러스(+) 효과가 발생했고 향후 연간 기준으로도 대부분 상쇄될 것으로 보고 있다.

S-OIL은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이후 드라이빙 시즌이 점차 가시화돼 휘발유 시황 강세가 이어지고 휴가철 이동 수요로 항공유도 긍정적 업황을 내비칠 것이란 기대다. 역내 글로벌 정유사들의 대규모 정기보수가 계획된 점도 호재로 손꼽힌다.

업계가 유가를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실적 흐름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로 평가되는 액침냉각유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 전망이다. S-OIL은 "윤활기유에 첨가제를 더해 생산되는 글로벌 액침냉각 시장은 데이터센터,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전방산업의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면서 "회사의 차별적 경쟁력을 고려한 사업기회를 모색 중으로 개별 데이터센터의 요구사항을 충족할 다양한 시제품 라인업을 구비했고 연내 실증평가를 통해 검증할 예정이며 복수의 업체와 공동 기술개발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