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정당 세제공약.. "중산층·서민 감세, 실현가능성 낮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5개 원내정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녹색정의당·새로운미래·개혁신당)이 발표한 재정세제 공약을 살펴본 결과, 현 정부의 부자감세로 인한 세수결손과 재정부족 문제를 해결할 만한 공약이 턱없이 부족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감세공약의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22대 총선 원내정당 공약 분야별 전문가 평가 결과 종합발표'를 공개하고, 재벌개혁 실종 및 부족한 민생경제 개혁공약 등 불평등한 경제구조를 개혁하려는 의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평했다.

세제 공약을 분석한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에 대해 "성과평가위원회 구성, 국가재정운용계획 심의, 국유재산 매각 등 민영화에 대한 강화 등 현 정부(기획재정부)의 방만한 예산 편성과 자의적 집행에 대한 견제 권한을 강화하는 공약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며 "코로나19 시기 기재부 관료들이 보여준 재정권력 독점·남용에 따른 폐해를 개혁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실현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근로소득세 부담 완화를 위해 기본공제금액 연 200만원 상향 등 세액공제 기준과 범위를 상향하는 방안을 공약했다"면서도 "법인세·종합부동산세·상속증여세 등 과도한 부자감세를 견제할만한 공약은 다소 부족해 이에 대한 개혁방안도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근로소득세 경감을 위한 기본공제금액 연 300만원 상향 등 세제개편안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을 공약한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중산층과 서민의 세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에 집중됐다"면서도 "2023년 현재 56조원 이상의 세수결손이 발생한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개선방안을 찾아볼 수 없고, 재벌 대기업에 대한 부자감세를 원상복구 하는 개혁공약 없이 단순히 서민의 조세부담을 덜어내는 선심성 공약만 남발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공약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대원칙을 훼손한 것"이라며 "향후 3년간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세수감소에 따른 재정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선심성 감세공약의 실현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녹색정의당 공약에 대해선 "부자감세 정책을 원상복구 하고 코로나19 기간 동안 소외된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개혁성·구체성·시의적절성이 높은 세제개편안 공약"이라면서도 "세수규모와 세부지출 방안 등에 대한 내용이 부족해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약"이라고 밝혔다.

녹색정의당은 ▲슈퍼리치세, 탄소세, 사회복지세, 토지초과이득세 도입 ▲소득세 분리과세 축소 ▲법인세 최고세율 환원 등 부자감세 복구 ▲상속증여세, 금융투자소득세 강화 ▲납세자소송제 도입 ▲예타강화 등을 공약했다.

탄소중립 주무부처 기재부로 변경, 탄소세 도입, 기후배당 실시 등을 공약한 새로운미래에 대해서는 "CBAM, RE100 등 글로벌 정책 동향을 고려하면 시의적절한 것으로 보이지만 구호적인 공약에 불과할 뿐 구체적인 개혁방향을 제시하고 있지 않아 실현가능성이 없어보인다"면서 "세수결손 등 재정부족 관련 개혁공약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봤다.

한편, 개혁신당은 세제 관련 공약이 없었다.

각 정당의 공약을 종합적으로 살핀 유 교수는 "선심성 감세공약 남발이나 구체성이 낮은 구호적 공약은 실현가능성이 없다"며 "현 정부의 부자감세를 견제할 개혁공약이나 세수결손, 재정부족 문제까지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들이 함께 요구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