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에 걸쳐 복구 비용으로 34억원 챙겨
경찰 추적 어려운 가상 화폐로 지급해
◆…자료사진=로이터통신
북한 해커들과 사전 모의해 악성 프로그램인 랜섬웨어를 유포한 뒤, 이를 풀 수 있는 암호 정보를 포털사이트에 광고해 수십억원을 챙긴 데이터 복구업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27일 매일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경찰청 안보수사대는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4년에 걸쳐 랜섬웨어에 감염된 피해자 778명에게서 복구 비용으로 34억원을 챙긴 데이터 복구 대행업체 A사 대표와 직원 등 3명을 정보통신망법위반과 공갈 방조 혐의로 구속하고 범행을 함께 한 다른 2명은 불구속 송치했다.
랜섬웨어는 몸값과 악성코드(멀웨어)의 합성어로 데이터를 암호화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이를 인질로 돈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경찰에 따르면 A사는 사전에 북한 해커들과 모의해 랜섬웨어를 풀 수 있는 확장자 정보를 받은 후 포털 사이트에 특정 단어를 검색하면 광고주 사이트가 노출되도록 '키워드 광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북한 해커와 공모한 대화 내용이 담긴 텔레그램, 이메일을 확보했으며 북한 해커에게 범행수익금으로 경찰 추적이 어려운 가상 화폐(비트코인 등)를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북한 해킹 조직의 가상자산 지갑으로 470만원가량이 이체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한 A사 직원들의 SNS를 통해 북한 해커들이 라자루스 조직원임을 사전에 인지하고 함께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라자루스는 북한과 연계한 사이버 해킹 집단이다.
경찰은 현재 북한 해커에 넘어간 전체 자금 규모를 수사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범행을 통해 모은 자금의 상당액이 유럽이나 아시아의 특정 온라인 지불 시스템이나 가상자산 거래소로 이체됐다"며 "북한 해커 그룹이 해당 계좌를 자금세탁처로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고 확인된 건 외에도 상당 금액이 북한 해커 그룹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